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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 대회장에서 벙커 정리한 R&A 앰배서더 송중기

중앙일보

2025.07.16 12:39 2025.07.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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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오픈이 열리는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에 온 송중기. 성호준 기자
153회 디 오픈 골프 대회를 하루 앞둔 16일,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에 배우 송중기가 나타났다. 송중기는 지난 2월 농구 스타 스티븐 커리와 함께 디 오픈을 주최하는 R&A의 공식 앰배서더가 됐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이다.

그는 이날 최경주·김시우·임성재·케빈 유(대만)가 함께 하는 연습라운드를 따라 돌았다. 케빈 유의 부인은 송중기를 바로 알아보고 자꾸 말을 시키고 사진을 찍었다. 케빈 유의 부인에게 “송중기가 대만에서 얼마나 유명하냐”고 물었더니 “엄청나게 유명하다. 오늘은 내가 운이 아주 좋은 날”이라고 했다.

그래도 골프장에선 골프 선수들이 왕이다. 임성재가 어린이들에게 사인해줄 때 송중기는 아무런 방해 받지 않고 화창한 태양 아래 넓게 펼쳐진 링크스를 바라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은 북아일랜드의 외진 바닷가에서 자연인 송중기는 평화로워 보였다.
최경주와 임성재가 사인을 해주는 동안 송중기는 여유를 즐겼다. 성호준 기자

골프의 정신과 에티켓을 강조하는 단체인 R&A는 앰배서더를 제대로 뽑은 것 같다. 일도 열심히 했다. 13번 홀에서 최경주가 벙커샷을 하고 나왔는데 그의 캐디는 그린 경사를 살피느라 그 모습을 놓쳤다.

그러자 송중기는 냉큼 벙커에 들어가 너까래질을 했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캐디에게 배웠고 메이저대회에 걸맞은 벙커를 만들어놨다. 송중기는 잔디를 주워 디벗 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송중기는 골프 스타인 임성재와 친하다. “순수하고, 스타가 되도 변하지 않고 겸손한 임성재의 모습이 좋다”고 했다. 임성재가 만든 재단 이사도 맡았다. 그는 “환경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가 좋아서 재단 일도 하고 기부금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임성재로부터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 초대받았는데 디 오픈을 주최하는 R&A의 앰배서더가 그곳에 먼저 가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3주 전 대회장에 와 다른 앰배서더 들과 디 오픈 챔피언십 코스에서 라운드했으며 이번에는 대회를 보고 홍보 인터뷰와 촬영 등 행사를 한다”고 말했다.

‘재앙’이라는 별명이 붙은 236야드의 파3인 16번 홀에서 송중기는 “3주 전 라운드할 때 맞바람이 하도 불어 200야드 정도인데도 드라이버로 쳤다. 대회 전장은 훨씬 더 긴데 여기서 아이언을 치는 선수들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는 또 “처음엔 R&A가 무슨 단체인지 잘 몰랐지만 이를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무조건 하라고 해서 앰배서더가 됐다. 영국인인 아내와 장인은 R&A 회원이 된 것에 뿌듯해하셨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중학교 때까지 쇼트트랙 선수였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이다. 2013년 골프를 처음 하게 됐으며 골프의 매력을 뒤늦게 느끼게 됐다. 골프 실력은 보기 플레이 정도라고 했다.

포트러시=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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