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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때 시력 잃고도 밝았던 청년…3명 살리고 하늘로

중앙일보

2025.07.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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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린 이동진(28)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세 때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 아버지와 살면서 밝은 모습을 잃지 않은 20대 청년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16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이동진(28)씨가 뇌사상태에서 3명에게 심장과 좌우 신장을 각각 기증하고 숨졌다고 17일 전했다.

이씨는 어버이날이던 지난 5월8일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잠들었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기 부천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씨는 생후 9개월 만에 안구에서 암이 발견돼 4년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2세 때 시력을 잃었고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중학교 2학년 땐 어머니가 심장판막 수술 돌아가시면서 시각장애인이었던 아버지가 이씨를 홀로 키웠다.

이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으며 아버지와 함께 안마사로도 일했다. 특히 복지사로서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어릴 적 시력을 잃어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가족의 도움 속에 항상 잘 웃고 밝은 성격으로 자라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이씨 아버지는 먼저 떠난 아들에게 “지금까지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재밌게 지내.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장구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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