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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 출신 친명 '강선우 지키기' 반기…민주당이 쪼개졌다

중앙일보

2025.07.16 19:44 2025.07.1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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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경청하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뉴스1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여권이 분열하고 있다.

친명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에서 “보좌관을 했던 의원으로서 (강 후보자 보좌진이) 느꼈을 여러 가지 아픔에 대해서는 같이 공감을 표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피해를 당했다’ 말씀하는 분들의 의견을 분명히 청취해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론,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와 인사권자가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현역 여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강 후보자 임명에 공개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다.

반면 원내지도부는 ‘강선우 지키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낙마 사유로 보고 있지 않다. 지명 철회는 대통령의 결단이지만 자진 사퇴는 당이 권유하는 일인데, 아직 그런 결정을 할 단계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지도부 의원도 “의원과 보좌진은 동지적 관계여서 업무 범위가 모호할 수 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강 후보자의) 태도를 문제 삼을 순 있어도, 낙마를 시킬 사유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보좌진 갑질 논란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자진 사퇴나 철회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 이는 국민을 무시하고 야당을 무시하는 것”(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코로나19 면회 제한 방침을 어겼다는 ‘병원 갑질’ 의혹 등 새로운 논란도 얹어지고 있다. 당초 강 후보자를 엄호하던 대통령실에서도 전날 “일부 후보자의 경우 여론 동향이 굉장히 안 좋게 흘러가는 것을 대통령께 보고하고 있다”(우상호 정무수석)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민주당은 일단 야권에 화살을 돌리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특정 후보자 낙마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자) 전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보류 방침을 세웠는데, 이는 국정 발목잡기”라며 “후보자가 부적격이라고 하면 청문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내서라도 채택하는 게 여야 간 협치와 국정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접수된 이후 20일 내에 보고서를 채택해야 하고, 기간 내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 이내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재송부 기간 이후에도 국회가 송부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전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보고서 채택을 강행하려다 재고했다는 걸 거론하며 “국회 차원에서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인내와 선의”(박상혁 수석대변인)라고 했다.

제자 논문 가로채기 및 자녀 유학 논란으로 낙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강 후보자 논란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모양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자녀 조기 유학과 관련해서는 사과를 했고, 논문 표절은 대체로 소명이 됐다고 인사청문위원들이 말했다”며 “교육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원래는 이진숙 후보자 한 명을 야당이 원하는대로 낙마시키고 나머지 후보자를 다 임명하는 시나리오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강 후보자 논란이 더 커지면서 이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했다.



강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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