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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원훈, DJ 정부 때 사용한 '정보는 국력이다'로 교체

중앙일보

2025.07.16 19:58 2025.07.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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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17일 원훈을 김대중 정부 시절 제정하여 노무현 정부 시기까지 원훈으로 삼았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사진 국정원 제공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원훈(院訓)을 '정보는 국력이다'로 복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제정해 노무현 정부 시기까지 사용했던 원훈을 다시 채택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에 맞춰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17일 오전 이종석 국정원장과 장종한 양지회장, 다수의 직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마당에서 원훈석 제막식 행사를 진행했다. 복원된 원훈은 1998년 5월에 직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제정됐다는 게 국정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 원훈 복원과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국민주권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반영하고, 실사구시 관점에서 국익·실용을 지향하는 '정보의 중요성'이 잘 담긴 해당 원훈의 복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 들어선 원훈석은 김대중 정부 때 썼던 원훈석 실물이다. 해당 원훈석은 국가기록물로 지정돼 국정원 내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원훈석의 글씨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바탕으로 당시 제작됐고, 길이 5.6m, 높이 2.7m, 두께 1m 크기의 화강석 재질이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보 지원으로 안보와 국익을 뒷받침하는 국정원의 책무와 역할이 이 원훈 속에 다 담겨 있다"며 "나라 안팎의 난관을 헤쳐나갈 우리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필요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 모두가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정보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익수호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국정원이 원훈을 바꾼 건 3년 만이다. 앞서 국정원은 정부 교체와 맞물려 원훈을 바꾼 전례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 '우리는 陰地(음지)에서 일하고 陽地(양지)를 指向(지향)한다'라고 새겨진 원훈석을 부활시켰다. 해당 원훈은 1961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설립 당시에 사용했던 것으로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를 거쳐 1999년 1월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할 때까지 약 37년간 국정원 앞마당에 설치돼 있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박근혜 정부 때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의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라는 원훈을 사용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으로 원훈을 바꿨는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서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국정원 전직 직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정원의 이번 원훈 교체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대북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의 문을 열어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앞세우고 있다. 이 국정원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사에서 "국정원이 남북 간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도록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영교.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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