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가 임박하면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지원 연설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상 선거라면 총리 유세가 주효하지만, 자민당 인기가 하락하면서 이시바 총리의 ‘응원’조차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1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오야마 시게하루(青山繁晴) 참의원은 지난 16일 오사카(大阪)에서 있었던 이시바 총리의 지원 유세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의 유세 장소에 자민당의 오사카부련회장인 아오야마 의원이 불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선의 비례대표인 그는 자신의 불참에 대해 “총리는 오사카에서 유세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나는 정면으로 반대했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이시바 총리에 대한 불만을 직접 언급한 셈이다. 그는 “증세는 있고 감세는 없는 이시바 정권 정책과 중국에 후한 정책이 자민당 지지층의 비판을 초래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가 “유세를 한들 표가 돌아오겠냐”는 말도 보탰다. 이시바 정권의 지지율이 낮은 가운데 자민당 내에서조차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원 유세조차 반대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정권 중간 평가 성격을 갖는 이번 참의원 선거 예측은 이시바 총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최근 앞다퉈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조사가 대부분이다. 일본은 임기 6년의 참의원(총 248명)을 3년에 한 번 절반을 교체하는데, 이번 선거에선 지역구에서 75명, 비례대표로 50명 등 총 125명을 선출한다. 이시바 총리가 목표로 내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번 선거에서 50석을 확보해야 기존 의석(75석)과 합쳐 과반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31~52석)은 물론 아사히신문(33~51석) 등이 일제히 목표 달성이 불투명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1989년 이래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최저 의석을 확보할 것(요미우리)이라거나, 비례 의석조차 지난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아사히)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반(反) 외국인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참정당이 관심을 모으면서 ‘외국의 선거 개입’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아오키 가즈히코(青木一彦) 관방부장관은 전날 회견을 통해 ‘일반론’이라며 “다양한 형태로 가짜 정보의 확산을 포함한 영향 공작을 전개하고 있는 예가 있다”면서 해외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정부로서 우리나라도 이러한 영향 공작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인식 하에 국가 안전보장 전략에 더해 가짜 정보 등 확산을 포함해 인지 영역에 있어서 정보전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라 마사아키(平将明) 디지털상도 지난 15일 회견을 통해 외국의 선거 개입과 관련해 “일부 그런 보고도 있다”며 “주의 깊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지통신은 “구체적인 사례나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며 “열세가 전해지는 선거전 만회를 꾀하는 이시바 정권 측의 의도를 지적하는 이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