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서 '인도 도피' 전 총리 지지자와 시위대 충돌…4명 사망
혁명 1주년 기념 행진 중 하시나 전 총리 지지자들이 공격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인도로 도망간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 지지자들과 하시나 정권을 무너뜨린 학생들의 주도로 결성된 국민시민당(NCP)이 집회 중 충돌하면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17일 현지 매체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전날 NCP 당원들은 하시나 전 총리의 고향이자 그가 이끌던 아와미연맹(AL)의 주요 거점 지역인 남서부 고팔간지 지역에서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 1년을 앞두고 이를 기념하는 행진을 벌였다.
그러자 하시나 전 총리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은 행진하는 NCP 당원들을 몽둥이로 공격하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또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도 공격했다.
현지 언론은 이 일로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방글라데시 당국은 해당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 사건에 하시나 전 총리 퇴진 후 세워진 과도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청년들이 자신들의 혁명 운동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집회를 열려는 것을 막는 것은 이들의 기본권을 부끄럽게 짓밟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폭력 사태의 책임이 AL과 그 산하 학생 조직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AL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폭력을 규탄하고 사망자 및 부상자에 대한 책임이 임시정부에 있다면서 "우리는 전 세계가 이 노골적인 국가 폭력에 주목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임시정부가 반대자들을 향해 조직적인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L 소속 당원 1명이 방글라데시 당국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방글라데시에서는 법원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대규모 대학생 시위가 일어났고, 당국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하지만 시위 규모가 점점 커지자 결국 하시나 전 총리는 인도로 도피했으며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유누스 최고 고문이 이끄는 과도 정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과도 정부는 내년 4월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부는 이에 불만을 갖고 있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의래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