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고 86㎜의 폭우가 쏟아진 광주·전남 지역에서 차량과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시간 사이 최대 86㎜ 집중호우 17일 광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시간당 강수량은 전남 나주에서 86㎜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광주 남구 80㎜, 곡성 옥과 70.5㎜, 화순 백아 54.5㎜, 구례 성삼재 41.5㎜, 담양 봉산 40.5㎜, 영암 시종 33.5㎜, 함평 월야 23.5㎜, 신안 압해도 21.5㎜ 등의 비가 내렸다.
누적 강수량은 광주 서구 풍암 지역이 155㎜를 기록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광주 북구 운암동 147.2㎜, 전남 담양 131㎜, 나주 123.5㎜, 곡성 옥과 122.5㎜, 함평 월야 87.5㎜, 장성 80㎜ 등이 뒤를 이었다.
호우 특보에 침수 등 피해 속출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에 호우 특보도 내려졌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남 영광·목포·신안(흑산면 제외)·영암·장성·무안·구례·화순·함평·곡성·나주·담양과 광주에 호우 경보가 발효 중이며, 전남 장흥·강진·해남·보성·광양·순천에 호우 주의보가 내려졌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상습 침수 구역 등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4시 현재까지 소방당국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광주 136건, 전남 39건 등 175건에 달한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 지역 피해 신고 중 도로 침수가 8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날 낮 12시 25분쯤 광주 북구 용봉동 북구청 앞 도로에 택시 등 차량 3대가 빗물에 잠겼고, 북구에서는 화물차 2대가 빗물에 시동이 꺼져 고립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36분쯤 남구 진월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는 차량 1대가 침수돼 운전자 등 2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 밖에도 건물 침수 38건, 가로수 쓰러짐 3건, 지붕 구조물 낙하 위험 1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에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나주를 중심으로 담양·영암·함평 등지에서 피해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54분쯤 나주 왕곡면 한 도로가 침수돼 승용차 운전자 1명이 구조됐고, 오전 10시 33분에는 나주 금천면 한 숙박업소에서 침수피해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나주 지역 내 침수우려 지역에 거주 중인 22세대 주민 24명이 대피를 하기도 했다.
“모레까지 최대 300㎜ 더 내린다” 폭우로 인해 하늘길과 뱃길 대부분이 차질을 빚었다.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여객기와 김포에서 광주로 향할 예정이던 여객기 각각 1편이 결항됐다. 광주발 제주행 여객기 3편과 제주발 광주행 여객기 1편도 지연됐다.
바다에서는 여객선 11개 항로, 15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열차는 서울 용산을 출발해 광주·목포로 향하는 열차 3대와 광주에서 용산으로 가는 열차 2대 등 5대가 운행을 멈췄다.
광주·전남 곳곳에서 낙뢰로 인한 정전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광주공고 일대가 정전돼 학생들이 전원 조기 귀가 조처됐다. 담양군 담양읍 일대에도 폭우 속에 전력공급이 끊겨 한전이 긴급조치에 나섰다.
홍수경보도 광주·전남 8개 지점에서 발령됐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이날 광주 광주유촌교·풍영정천2교·평림교·극락교, 전남 담양 양지교·함평 원고막교 등 6개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광주 용산교와 전남 담양 삼지교 등 2개 지점에 내려졌던 홍수주의보는 홍수경보로 격상했다. 홍수경보는 계획홍수위의 80%일 때, 주의보는 계획홍수위의 60%일 때 발령된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다가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19일까지 광주와 전남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리고,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300㎜ 이상의 비가 내린 후 19일 오후 6시 이후부터 비가 그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