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조현 "관세 협상 2주 시한 내 가능…짧은 시간 윈윈 모색"

중앙일보

2025.07.17 01:45 2025.07.17 21:4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다음 달 1일까지 시한 내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도 한국을 협상의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면서다.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정이 잡혀 나가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단기간 내 '윈윈' 만들어야"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전략적 대응을 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윈윈'(Win win)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보와 관세를 엮는 패키지 협상 전략에 대해선 "우리의 강점을 잘 활용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건 좋은 협상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세계적인 추세가 경제안보, 즉 경제와 안보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상황이므로 우리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조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선 "전통적인 협상 방식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미국과 긴밀하게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이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하는 하나의 게임 같은 것인데, 한국으로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상호관세 25%’ 서한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첫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 조 후보자는 "관세 협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일정으로 늦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자신의 방미 일정에 대해선 "취임한다면 다음 주라도 또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미국을 방문해서 마지막 협상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선 "상당히 높다"며 "밝힐 수 없는 근거도 있다"고 말했다.


"美, 이재명 외교 기조에 안도"

조 후보자는 미국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기조에 안도했다고 들었다고도 전했다. 조 후보자는 "(미국이) '새 한국 정부가 미국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구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기조)도 아니구나'라는 것에 안도한다는 메시지를 개인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9월 3일 열리는 중국의 이른바 전승절(戰勝節·항일전쟁 및 반 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을 묻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지금 확정적으로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측면을) 충분히 고려해 참석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해 상 한·중 잠정조치수역(PMZ) 안에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 문제에 대해선 "한·중 어업협정 정신에 분명히 위반된다"며 "강력한 항의와 적절한 조치 등 여러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쳐 경계가 획정되지 않은 PMZ에 2018년, 2022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구조물 3기를 설치한 뒤 철거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북한을 두고서는 "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급박하고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적으로 변한 사례가 무엇이냐는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6·25 동란"이라고 답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우리의 억제 태세를 유지하는 데 오랫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2018년에 봤듯이 한·미 간의 합의에 의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한국이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하자 북한이 이듬해 1월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대화의 물꼬가 트인 일을 언급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바이든 날리면' 소 취하 의사…"사과 등 마무리"

조 후보자는 2022년 12월 외교부가 제기한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소송에 대해선 "외교부가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로부터 팔 비틀려서 외교부가 대리 소송에 나선 것 아닌가"라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어느 직원이 자발적으로 이런 일을 했겠습니까. 저는 매우 안쓰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 후보자는 "외교장관으로 일을 시작하면 사과를 포함한 모든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이 일을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 취하는 물론이고 외교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까지 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조 후보자는 구체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계기에 외교부 신임 수장으로서 대국민, 대언론 사과를 할 것"이라며 "외교부 직원들에 대해선 이를 교훈으로 삼자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교부는 소 취하를 검토하고 있으며, MBC와 오는 22일 예정된 조정기일에서 입장 차이를 다시 조율할 예정이다.

조 후보자는 또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다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어느 경우든 허위 사실이나 가짜뉴스로 선동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 후보자는 과거 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총 17억원의 재산 이동 내역을 누락했다"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기술적인 사안을 잘 몰라서 채무에서 빠뜨린 것”이라며 "나중에 발견하고 전부 정정했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2019년 말 아들에게 7억 원을 증여했고 2022년 조 후보자의 아들은 보증금 1억 원을 조 후보자에게 전했는데 이런 내역들이 뒤늦게 신고됐거나 아예 누락됐다.



박현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