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방대한 경제·금융·기업 데이터를 학습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가격 움직임의 예측을 시도한다. 특히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챗GPT의 등장으로 과거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빅데이터 기반 투자를 개인 투자자들도 실행할 수 있다. 개인이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이나 기술력이 부족해도, AI를 통해 ‘정보 격차’라는 불리함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 투자자는 챗GPT와 같은 범용 AI를 활용하거나,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투자에 특화된 AI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AI의 투자 기능은 재무 데이터 분석, 가격 패턴 감지, 시장 추세 인식이다. AI는 회계 보고서와 같은 공시 자료와 함께, 관련 뉴스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녹취록에 담긴 단어 하나까지 빠르게 분석해 기업의 미래 실적을 예측한다. 또한, 과거 금융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격 패턴을 도출하고 추세를 파악해 목표 주가를 제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처럼 AI는 투자의 전 과정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투자 자문가’처럼 기능할 수 있다.
AI의 투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주요 연구들에 따르면 AI는 주가 움직임에 대한 예측력이 매우 높았다. 미국 메릴랜드대 션 카오 교수 등이 발표한 2024년 연구에서는 AI의 주가 예측력이 평균적인 주식 애널리스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AI의 강점은 규모가 크고 사업 구조가 복잡하며 거래량이 많은 기업의 주가에 대한 예측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 AI의 상대적 우위 요인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반면,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IT 기업처럼 공개 정보로는 평가가 어려운 경우, 애널리스트의 예측력이 AI보다 나은 걸로 나타났다. 데이터로 나타나지 않는 기업 특유의 요인에 대한 평가에서는 애널리스트의 경험 등에 기초한 통찰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AI는 경기 침체, 금융 위기 등 빈도가 낮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관련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해 예측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AI와 인간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고, 인간은 정량화하기 어려운 소프트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투자 판단을 돕고, 투자자의 직관은 그 분석을 현실에 맞게 해석함으로써 더욱 정교하고 균형 잡힌 투자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