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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감세 해준다고 투자하는 건 아냐” 법인세 인상 시사

중앙일보

2025.07.17 09:01 2025.07.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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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재부, 조현 외교부, 김정관 산업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구 후보자는 배우자의 농지투기 의혹, 조 후보자는 재산 신고 누락 의혹, 김 후보자는 두산그룹과의 이해충돌 가능성 등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임현동·전민규 기자,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여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를 두고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구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감세정책의 효과,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는 과세) 원칙 등을 따져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법인세 최저·최고 세율은 각각 9%, 24%다. 윤석열 정부에서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씩 낮췄다. 구 후보자는 “세수를 점검해 보니 2022년 396조원이던 국세는 지난해 337조원으로 줄었고, 법인세는 100조원에서 거의 60조원으로 40%나 빠졌다”며 “그냥 감세를 해준다고 투자하는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부문에 한해서만 감세를 하는 게 맞다는 취지다.

구 후보자는 또한 한국 경제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위기 돌파를 위해 (재정을) 쓸 때는 써야 한다”며 “성과가 날 수 있는 분야를 타깃해 모든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대한민국으로의 대전환에 필요한 재원은 어디선가 충당해야 한다”며 “비과세 감면, 탈루 소득, 과세 형평 합리화 등 다양한 방법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처럼 국내 생산 물품이 국내에서 소비되면 세금을 공제해 주는 ‘국내생산 촉진세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해 온 증권거래세를 다시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청문회에서 나왔다. 올해 도입하려던 금투세는 폐기됐는데 증권거래세만 지난해 0.18%에서 올해 0.15%로 낮아졌다. 구 후보자는 “공감하고 있다”며 “장관으로 취임하면 그런 방향으로 살펴보고,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법인세나 증권거래세를) 어느 정도 인상할지 언급하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관련해 구 후보자는 “AI를 제조업 공정 프로세스나 장비에 적용하면 생산성이 올라간다”며 이를 위해 기재부 내에 AI국을 신설해서 투자와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편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4년 전남 무안군 소재 농지를 매입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영농 체험을 할 목적이었지 절대로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구 후보자가 2018년 기재부 예산실장 당시 현재 비리 혐의로 재판받는 업체가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의 스포츠센터를 방문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도 질타했다. 구 후보자는 “비리 혐의는 몰랐다”며 “앞으로 처신에 매사 조심하겠다”고 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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