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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회장 포함 경영진 2명 구속…김건희 특검 첫 신병확보

중앙일보

2025.07.17 10:38 2025.07.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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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가 18일 구속됐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첫 신병 확보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수사 개시 이후 1호 사건으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해 왔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이응근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도망할 염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피의자의 이 사건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 및 가담 내용, 그 실행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이로 인해 피의자에게 방어권 보장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검팀은 전·현직 경영진들을 공모 관계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현 단계에선 조 전 회장의 주가조작 가담 여부가 분명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특검팀이 구속영장이 청구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채로 잠적했다. 법원은 이 부회장에게 발부된 구인영장의 집행을 기다린 뒤 영장 심사를 다시 열 전망이다. 구인영장의 유효 기간은 통상 7일이다. 이와 관련 문홍주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변호인만 출석한 거로 알고 있고, 변호인도 소재를 모른다고 한다”고 말했다.

조 전 회장 등 피의자들은 이날 구속 심사에서 “특검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며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아울러 이미 금융감독원과 특검에서 압수수색을 포함한 수사를 진행해 증거를 확보한 만큼, 증거 인멸의 우려 역시 없다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에서는 한문혁 부장검사 등 검사 4명이 출석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구속 심사는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이들은 2023년 5월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진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데도 호재성 정보를 허위로 유포해 주가를 띄운 뒤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은 이들이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 이득을 369억원으로 산정했다. 특검팀이 산출한 부당 이득은 조 전 회장 측 200억여원, 이 회장 측 170억여원 등 총 369억원 상당이다. 이응근 전 대표와 이기훈 부회장은 두 전현직 회장의 범행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특검 조사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삼부토건을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띄우기 위한 작업은 자신이 주도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는 취지다.



‘1호 구속영장’ 발부…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 수사 탄력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 주요 혐의자 2명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특검의 수사에는 탄력이 붙게 됐다.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혐의를 넘어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향해 수사망을 넓힐 전망이다. 김 여사 개입 의혹은 앞서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2023년 5월 지인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말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나왔다. 이후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하며 삼부토건 주가가 뛰었다.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 소식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다만 앞서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앞선 조사에서 모두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대표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0일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해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조 전 회장은 라임 사태로 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인 조 전 회장 아들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도록 이종호 대표에게 로비했다는 의혹도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일준 회장 등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에 성공한 특검팀은 원희룡 전 장관의 재건 포럼 참석 경위 및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여부로 수사 범위를 넓혀 나갈 전망이다.




최서인.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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