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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된 '엡스타인 사건' 美검사 "두려움은 폭군의 도구"…저항 촉구

연합뉴스

2025.07.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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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린 코미 검사 "두려움이 아니라 정의로운 분노의 불길 계기 되길" 트럼프 1기 때 대립각 세우다 면직된 전 FBI 국장 딸
면직된 '엡스타인 사건' 美검사 "두려움은 폭군의 도구"…저항 촉구
모린 코미 검사 "두려움이 아니라 정의로운 분노의 불길 계기 되길"
트럼프 1기 때 대립각 세우다 면직된 전 FBI 국장 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최근 '엡스타인 파일'이 미국 조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돌연히 면직조치를 당한 해당 사건 담당 검사가 동료 검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저항을 촉구했다.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지검 소속 모린 코미 검사는 면직 다음날인 17일(현지시간) 동료 검사들에게 고별 이메일을 보냈다.
CNN이 입수해 전문을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코미 검사는 "예상치 못하게도 어제가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다"며 법무부 본부로부터 면직 통보가 왔고 그 이유는 적시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검찰 정신을 "두려움도 편애도 없이"(Without Fear or Favor)라고 요약하면서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이유로, 보복의 두려움이 없이, 그리고 힘 있는 사람에 대한 편애 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뉴욕 남부 연방지검에서 보낸 10년 가까운 세월 중 대부분의 기간에는 '두려움'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편애 없이' 행동하는 게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두려움 없이'가 어려운 일인 새로운 상황에 들어섰다"며 "(신분보장을 받는) 직업 검사가 이유 없이 면직당할 수 있다면, 남아 있는 이들의 결정에 두려움이 스며들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 당부했다.
코미 검사는 "두려움은 폭군의 도구이며, 독립적 생각을 억압하기 위해 휘두르는 것"이라며 "두려움 대신 이 순간을 이 곳 한복판에서 이미 타오르고 있는 불길을 더 거세게 타오르도록 하는 계기로 삼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 남용에 맞서는 정의로운 분노의 불길,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추구에 대한 약속의 불길,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서 진실을 위한 헌신의 불길"이 타오르게 해달라고 동료들에게 촉구했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코미 검사 면직조치에 관해 질문을 받고 "법무부에 의해 내려진 결정이었다"라고만 말했다.
코미 검사는 뉴욕남부연방지검에 오래 근무한 베테랑 검사다.


그가 담당했던 사건 중에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 사건, 엡스타인의 옛 여자친구이며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엡스타인과 함께 미성년자 성착취에 가담한 길레인 맥스웰의 성매매 알선 의혹 사건, 힙합계의 거물 션 디디 콤스 성매매 알선 의혹 사건 등이 있다.
이 중 엡스타인 사건은 2019년 엡스타인이 옥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종결됐으며, 맥스웰 사건은 2021년 배심원단의 유죄평결이 나왔다.
콤스 사건은 이달 초 무거운 핵심 혐의들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이 났고 가벼운 몇 가지 혐의만 유죄평결이 나왔다.
AP통신은 최근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사건들을 담당했던 검사 여러 명을 면직했으며, 아울러 신분이 보장된 법무부 소속 법조인들에 대해 별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면직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면직된 코미 검사는 제임스 코미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딸이기도 해 면직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코미 검사의 아버지인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3년 9월 취임한 후부터 트럼프 집권 1기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다가 2017년 5월에 면직될 때까지 제7대 FBI 국장을 지냈다.
그는 올해 5월 인스타그램에 조개껍데기들이 '86 47'이라는 모양으로 놓인 사진을 올렸다가 이 사진이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선동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논란이 되자 해당 사진을 삭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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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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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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