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순회 경선 시작을 하루 앞둔 18일 대표 후보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충돌했다. 폭우 피해가 커지자 현장 합동연설회를 취소하는 대신 온라인 투표로 방식을 바꾸자 의견이 갈린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초 19일 충청 경선을 시작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었다.
두 후보 간 이견은 민주당이 19~20일 열리는 충청·영남권 현장 합동연설회를 취소하겠다고 18일 공지하면서 빚어졌다. 김정호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두 당 대표 후보자가 수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고, 지난 며칠 내린 기습적인 폭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취소 내용을 공지했다. 전날 두 후보는 페이스북에 “온라인대회를 하고 수해 복구를 돕는 것이 어떨까”(정청래), “순회 경선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박찬대)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온라인 투표만 하겠다고 결정하자, 박 의원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 일정을 중단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이 폭우와 싸우고 있다. 자칫 선거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으로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릴 수도 있는 상황임을 십분 고려해달라”고 했다. 박찬대 후보 캠프에 속한 박성준 의원도 “다음 주(25일) 호남에서 선거운동도 해야 하는데 폭우 피해복구는 복구대로 가고, 선거운동을 가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정 의원은 “온라인 전당대회로 변경해주신 당의 현명한 결정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페이스북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이 전당대회 연기 요청을 한 데에는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충청권·영남권은 이미 투표가 진행됐으니 모레 예정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호남권(25일), 경기·인천(26일), 서울·강원·제주(다음달 2일)는 다음 주에 한꺼번에 몰아 원샷으로 빨리 경선을 끝내고 수해 복구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후보 의견이 엇갈리는 건 각자 유불리를 다르게 판단해서다. 당심(黨心)을 업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정 의원 측은 통화에서 “현재 기세로 볼 때 지금 온라인 투표를 하면 전 지역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원 지지세를 발판으로 조직력에서 우위를 주장하고 있는 박 의원 측은 당초 “첫 경선지인 충청에서 승리해 ‘골든 크로스’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조사해 18일 발표한 ‘민주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정청래 의원은 30%, 박찬대 후보는 29%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정 의원 47%, 박 의원 34%였다. 2주 전 조사에 비해 전체 기준 격차는 3%포인트 줄어든 반면 민주당 지지층 기준 격차는 4%포인트 늘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