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결혼한 부부는 총 19만2000쌍. 같은 해 이혼한 부부는 그 절반에 가까운 9만3000쌍에 달한다. 피로 얽힌 가족은 인류가 만든 공동체 중 가장 견고하지만, 가족의 시작이자 뿌리인 부부는 그다지 견고하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부부, 가족이 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구독서비스 The Joongang Plus 안에서
밀레니얼 양육자를 위해 콘텐트를 제작하는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부부 관계의 기술을 소개한다.
기술① 싸우는 방식을 바꿔라
행복하게 사는 부부와 헤어지는 부부는 무엇이 다를까? 미국의 심리학자 존 가트맨 워싱턴주립대 교수는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36년 간 부부 3000쌍을 분석했다. 성격 차이나 경제력은 의외로 큰 변수가 아니었다. 사이가 나쁜 부부의 결정적 공통점은 싸우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상대를 비난하고 경멸하고, 상대의 말에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며 반격하고, 상황을 회피했다. 반면 행복한 부부는 서로 대꾸를 잘 해주고, 자주 고개를 끄덕이고, 상대를 바라보는 행동에 익숙했다. 싸움의 방식을 관찰해 예측한 이혼 여부는, 96%나 일치했을 정도다.
이 말은 결국 싸움 방식, 대화 방식을 바꾸면 부부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hello! Parents가 가트맨 교수가 쓴 『부부 감정 치유』에서 그 답을 찾아봤다.
대체로 많은 부부에게 가사 분담은 갈등의 씨앗이다. 맞벌이 부부라면 더욱 그렇다. 똑같이 일하는데 집안일은 혼자 하는 것 같은 아내는 억울하다. 남편도 억울하긴 마찬가지. “나도 할 만큼 한다”라거나 “나만큼 하는 남자는 없다”고 항변한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성 노동경제학자 마이라 스토로버 전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안한 솔루션은 다섯 가지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면, 집안일을 잘게 쪼개고 묶은 뒤 분담하되 일의 최저 관리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정도면 됐다”는 기준을 정하지 않으면 한쪽은 일을 마쳤는데, 다른 한쪽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세 가지는 뭘까?
부부 관계 문제는 대개 가족 문제로 커진다. 부부 갈등이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연결 고리는 엄마인 경우가 많다. 자녀와 심리적으로 보다 가까운 존재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문제는 대부분 말에서 시작한다. “내가 너 보고 산다” 같이 무심코 던진 말이 아이와 아빠 사이에 골을 만드는 것이다.
35년 경력의 부부·가족상담 전문가인 이남옥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부부의 문제를 자녀에게 대물림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어긋나버린 부부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