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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우크라 EU 신속 가입 제동…"종전·재건이 우선"

연합뉴스

2025.07.19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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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기여금 부담…헝가리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에 5% 할당" 반발
독일, 우크라 EU 신속 가입 제동…"종전·재건이 우선"
EU 기여금 부담…헝가리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에 5% 할당" 반발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전쟁 종식이 우선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이 10년 가까이 미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메르츠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베를린을 방문한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태에 있는 한 EU 가입은 당연히 거의 불가능하다"며 "전쟁 종식이 최우선이고 우크라이나 재건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재건이 EU 가입 절차로 이어지겠지만 몇 년 걸린다며 "EU의 중기 재정전망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발언이 EU의 차기 7개년(2028∼2034년) 예산이 집행되는 동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직후 EU에 가입을 신청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지금처럼 개혁 작업을 계속하면 2030년 전에 EU에 가입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도 현실적으로 2030년을 목표로 삼는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늦추려는 건 돈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소득 수준이 낮고 인구가 많은 나라가 회원국이 되면 기존 회원국의 재정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우크라이나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천950달러로 EU 회원국 평균 4만532달러와 비교해 8분의 1 수준이다.
EU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의 지난해 EU 순기여액은 174억유로로 2위 프랑스(90억유로)의 배에 가까웠다. EU에서 돈을 많이 받은 나라는 폴란드(82억유로), 루마니아(60억유로), 헝가리(46억유로) 순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인구도 거의 4천만명에 달할 만큼 많아 EU에 가입하면 가장 많은 예산을 받아 가게 된다.
EU는 지난 16일 2조유로 규모의 2028∼2034년 예산안을 발표했으나 독일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반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가장 강력히 반대하는 헝가리는 전체 예산의 5%에 가까운 880억유로가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에 할당된 점을 문제 삼았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예산안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이미 회원국인 것처럼 짰다"며 "우크라이나를 EU에 끌어들이고 이를 위한 자금을 할당하는 게 유일하게 뚜렷한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독일 정부는 EU 예산안 발표 당일 가장 먼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이 제안은 제안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재정 규모를 논의해야 하며 우리로서는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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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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