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美특사 '오해' 오갔나…부족 유혈충돌 불씨
로이터 "美특사 '시리아 단일 국가' 발언 놓고 오판한 탓"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최근 시리아 남부 유혈사태를 키운 정부군 투입은 현 정부 측이 미국 특사의 메시지를 오해한 탓에 벌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익명 취재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현 정부 측은 미국의 시리아 특사를 겸임하고 있는 토머스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의 공개·비공개 발언을 바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에 대한 정부군 투입을 양해했다고 오판했다.
배럭 특사는 시리아가 자치지역 없이 "단일 국가"로 중앙집권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스라엘 측은 시리아 정부군의 남부 지역 투입을 용인할 수 없다고 최근 수개월간 계속 경고해왔으나, 시리아 현 정부 측은 이스라엘이 적극적 반대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다.
미국 국무부는 로이터의 이런 보도에 대해 논평을 사양했다.
다만 국무부는 시리아 국토의 온전성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시리아 정부가 소수민족집단을 포함한 모든 시리아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폭력 행사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시리아 외무부 고위 관계자는 배럭 특사의 발언이 정부군의 남부 투입 결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군 투입 결정은 "순전히 국가적인 고려"에 의해 "유혈 사태를 멈추고 민간인들을 보호하며 내전의 악화를 방지"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시리아 남부의 스웨이다는 시아파 이슬람에서 갈라져나온 독자 종교인 '드루즈교'를 믿는 드루즈족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이 곳에서는 최근 수십년간 드루즈족이 수니파 베두인족과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으로, 지난 13일부터 양측 민병대가 충돌해 대규모 폭력사태가 시작됐다.
시리아 정부는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14일 이 지역에 정부군을 투입했으며, 정부군도 드루즈족과 충돌하면서 인명피해가 더 커졌다.
정부군이 드루즈족을 탄압하면서 주민 즉결 처형과 납치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스웨이다 투입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시리아 정부군 탱크를 공격한 데 이어 스웨이다 시에 진입하려는 시리아 정부군을 폭격했다.
이어 16일에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정부 건물들과 스웨이다에 투입된 정부군을 함께 폭격했다.
스웨이다 지역에서는 거의 매일 휴전 추진 혹은 합의 소식이 들리고는 있으나 실행되지는 않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최근 1주간 이 지역 유혈사태로 숨진 인원은 약 940명이다.
드루즈족은 전투원 326명, 민간인 262명 등 588명이 숨졌으며, 이 중 182명은"시리아 (정부) 국방부와 내무부 구성원들에 의해 즉결처형됐다"고 SOHR은 전했다.
정부군은 312명, 수니파 베두인족은 21명이 숨졌으며, 이와 별도로 정부군 15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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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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