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협상 4∼6월 7회→7월 0회…日, 선거 이후 본격화 전략 차질 가능성
"日정치 유동성에 먹구름" 분석…'농산물 수입 개방' 카드 마련할 수도
日여당 선거 패배에 미일 관세협상 표류하나…불투명성 커져
장관급 협상 4∼6월 7회→7월 0회…日, 선거 이후 본격화 전략 차질 가능성
"日정치 유동성에 먹구름" 분석…'농산물 수입 개방' 카드 마련할 수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에서 20일 진행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중간집계 결과 여당이 패배할 것이 유력시되면서 안 그래도 한동안 정체됐던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이 향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은 상반기만 해도 참의원 선거 이전에 관세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면 선거에 호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가 임명한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4월 중순부터 지난달까지 7번이나 미국을 방문해 장관급 관세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6월 중순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큰 틀에서 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 만남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 이후 일본의 자동차와 쌀 교역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이어갔고,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4%에서 25%로 올려 내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공세에도 참의원 선거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일본이 마련한 '교섭 카드'가 일부 국민의 반발을 사면 표를 잃을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검토하면 자민당의 중요한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농민들이 등을 돌릴 우려가 있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참의원 선거 이후 기세를 올려 미일 관세 협상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당이 참의원 과반 의석수 유지에 실패하면서 동력을 크게 잃게 됐다.
이시바 총리 퇴진부터 정권 교체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게 됐다. 미국도 일본 정치 상황을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설령 이시바 총리가 연정 확대 등을 모색하며 버티더라도 이미 리더십이 약해진 상태라 과감한 양보안을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케이신문은 "8월 1일까지 할 협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며 일본 정치의 유동성으로 인해 협상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대미 투자 확대 등 일본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내부에 25% 자동차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선거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며 협상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NHK는 "관세 협상은 거액의 투자, 미국 제품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는 일본 측 제안을 미국이 분석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관세 협상이 완전히 교착 상태라고는 할 수 없다"며 합의를 위한 조각들이 맞춰지고 있다는 외무성 간부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미국 측 관심이 쌀 등 농산물 분야의 시장 개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일본이 선거 이후 농산물 수입 확대 등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을 위해 이르면 21일 미국으로 떠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20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며 "선거 결과가 특별히 영향을 준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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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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