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30대 아들이 숨졌다. 사건 직후 도주한 아버지 A씨(63)는 약 3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아들이 열어준 자신의 생일잔치에서 ‘산탄’ 2발을 피해자 가슴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A씨가 설치한 폭발물도 안전하게 제거됐다.
21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1분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시아버지가 남편을 (총으로) 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쓰러진 B씨를 발견했다. 총상을 입은 B씨는 오후 11시 9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아들에게 사제 총기를 발사한 뒤 달아났던 아버지 A씨는 다음날 0시 20분쯤 서울 강남 일대에서 경찰에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검거 당시 그의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는 사제총기 10정와 함께 실탄 3발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연달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탄은 내부에 여러 개의 조그만 탄환이 들어있어 발사 시 한꺼번에 다수 탄환이 발사되는 총알이다.
사건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 B씨가 잔치를 열었고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는 검거 당시 경찰에 자신의 거주지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아파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 거주 아파트 주민 105명을 모두 대피시킨 뒤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현장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언론공지를 통해 사제 폭발물 15개를 발견해 안전하게 제거했다고 밝혔다. 폭발물은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 통, 우유 통 등으로 점화장치가 연결돼 있었으며, 오늘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 자택에서는 금속 재질의 파이프 5∼6개 등 사제총기를 제작한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A씨의) 구체적 범행 동기 등을 충분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의자가 사용한 범행 도구에 대해서는 “사제 총기로, 제작된 것”이라며 “구매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수사를 진행해 팩트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