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조현 "바이든 날리면 소송 사과"…장관 취임식서 尹정부 때렸다

중앙일보

2025.07.20 21:45 2025.07.20 23:3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식에서 윤석열 정부 때 벌어졌던 외교부 관련 사안에 대해 사과했다. 조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부터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사건 관련 MBC를 상대로 소송을 청구한 사건, 무리한 엑스포 유치 등을 과오로 언급했다.

21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 장관은 “외교 사안이 국내 정치에 이용됐고, 실용과 국익이 주도해야 할 외교 영역에 이분법적 접근도 많았다”며 “외국에 대한 부적절한 언급도 있었다. 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도 끝까지 ‘올인’했다”며 윤 정부 시절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MBC를 제소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외교부를 대표해 MBC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소송은 2022년 9월 21일 MBC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미국에서 일정을 마친 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보도하자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발언했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한 사건이다. 외교부는 그해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뉴스1]

조 장관은 또 “급기야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을 시도하기까지 이런 모든 과정에서 그간 외교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에 외교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찾되 앞으로 지난 정부 탓은 하지 않겠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직 문화와 업무 관행을 확실히 바꿔 나가겠다”며 “지정학적 불안정과 긴장이 심화하는 이 시기에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계적, 실용적 접근 기법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주요 주변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외교 다변화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향해서는 “상사 입장이나 지시를 무조건 따르고 분위기를 고려해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것도 하나의 아첨”이라며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불필요한 문서나 격식은 줄이자고도 덧붙였다.

다자·통상외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직업 외교관 출신인 조 장관은 외교부 1·2차관을 지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