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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인프라 자금줄 美·유럽→中…커지는 中영향력

연합뉴스

2025.07.2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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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로위연구소 분석…"中, 동남아 주도권 유리한 위치"
동남아 인프라 자금줄 美·유럽→中…커지는 中영향력
호주 로위연구소 분석…"中, 동남아 주도권 유리한 위치"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동남아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원조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프라 연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는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로위 보고서는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600억달러가량 중단했고 EU가 250억달러 이상을 철회하면서 동남아 개발 금융 환경의 중심이 베이징으로 이동 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 인프라 자금 최대 조달국인 중국이 서방의 원조 축소 분위기 속에서 동남아 주도권을 차지할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마가'(MAGA·미국을 더욱 위대하게)를 최우선시하면서 대외 원조를 대폭 줄이고 있고, 동남아국가들에도 관세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EU 주요 국가와 영국도 경제 상황 악화를 이유로 대외 원조를 대폭 삭감하고 있다.
로위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각종 예산 문서와 공식 발표, 여러 가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내년에 동남아시아에 대한 개발 자금은 올해 대비 8%, 20억달러 이상 감소한 26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서방 국가들이 제안한 동남아에서의 청정에너지 전환사업 지원 약속이 더 많은 프로젝트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중국은 베트남·태국과의 고속철도 연결 등 동남아와 인프라 연결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남부 윈난성 쿤밍과 접한 베트남 북동부 국경 도시 라오까이에서 하노이를 거쳐 베트남 북부 최대 항만인 하이퐁까지 총 391㎞ 구간을 잇는 새 철도 노선을 건설하려는 베트남에 차관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아울러 태국, 라오스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에도 속도를 내왔다.
이미 2019년 태국, 라오스와 철도망 연결사업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중국은, 쿤밍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 1천35㎞를 평균 시속 160㎞로 운행하는 철도를 2021년 12월 개통했다. 현재 태국-라오스 고속철도 2단계 357㎞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중국은 국제관계에 따라 부침이 있긴 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한 이듬해인 2013년 이후 동남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야심 차게 추진해왔다.
여기에는 미얀마 짜욱퓨 경제특구 심해항,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 철도, 태국-중국 고속철도, 필리핀 국영 철도 비콜선, 필리핀 민다나오 철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 건설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사실 중국이 명분상 상대국과의 공동 번영을 약속하면서 추진해온 일대일로 사업이, 주요 자원을 독식하고 경제·외교·안보적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철도·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무리하게 진행돼 상대국들을 빚더미에 올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은 그럼에도 동남아에서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지속해왔다.
보고서는 실제 미얀마의 짜욱퓨 심해항 프로젝트 부활로 중국의 동남아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가 대폭 증가했다면서 "서방의 개발 지원이 약화하면서 동남아 개발 주체로서 중국의 상대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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