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마약 산지 오명 벗는다" 코이카, 콜롬비아서 대체 작물 보급

연합뉴스

2025.07.21 00: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코카잎 재배 농가 설득해 슈퍼푸드 사차인치 경작·상품화 성공 품질 향상·조합 설립·유통 구조 개선…"불법 악순환 고리 끊어"
"마약 산지 오명 벗는다" 코이카, 콜롬비아서 대체 작물 보급
코카잎 재배 농가 설득해 슈퍼푸드 사차인치 경작·상품화 성공
품질 향상·조합 설립·유통 구조 개선…"불법 악순환 고리 끊어"

(푸투마요 <콜롬비아> 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남미 최대의 마약 산지로 알려진 콜롬비아에서도 푸투마요주는 코카인을 추출하는 코카잎 경작지가 국가 전체 5만ha(헥타르·1㏊는 1만㎡) 가운데 60%인 3만ha에 이를 정도로 으뜸인 지역이다.
콜롬비아는 코가잎 재배 면적과 생산량의 가파른 증가세로 인해 외국인 투자 감소와 국가 이미지 손상이라는 직간접적인 손실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또 이와 맞물려 농가 강제 이주·폭력·범죄 같은 사회문제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코카잎 재배지를 늘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삼림을 파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계 변형으로 생물 다양성이 감소해 토양과 수질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약 재배지에서 2만5천762명이 강제 이주를 당했고, 1만건 이상의 살해 위협과 1천798건의 살인이 발생했다. 총기에 의한 폭력도 3만7천843건이 발생했다.
특히 푸투마요주에서는 기존 농작물 재배로는 낮은 생산성에 관리 및 판로 확보도 어려워 생계를 위해 다시 코카잎 재배에 손대는 농가가 계속 생겨나고 있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은 UNDOC와 손잡고 농민이 자의 반 타의 반 코카잎 불법 재배에 빠져드는 고리를 끊기 위해 2020년부터 5년간 620만 달러를 투입해 농가 대체 작물 재배 사업을 펼쳤다.
대체 작물로는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나오는 견과류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슈퍼푸드'로 불리는 사차인치를 보급하고 상업화에 앞장섰다.
코이카는 농업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에 참여한 700여 농가를 대상으로 5년간 3만회 이상의 현장 방문 지도와 608회의 농민현장학교 운영을 실시했다.
이들 농가는 491ha의 사차인치 경작지를 조성해 연간 79톤을 수확하는 성과를 냈다.
또 우수 농가 기술인증, 사차인치를 활용한 시리얼 바·오일 등 가공상품 출시와 대형 매장 납품 계약 등을 추진해 참여 농가의 월 소득을 50만 페소에서 120만 페소로 140%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8일 푸투마요의 프레르토 아시스 지역 사차인치 재배지를 방문했을 때 협동조합인 코뮬티아그룹의 페드로 살라자 대표는 "대체 작물을 어렵게 재배해도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적었고, 마찬가지로 소비자도 비싼 값의 제품을 외면하는 상황을 개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중간 유통 단계를 줄였고 그렇게 조성된 부가가치가 생산자에게 돌아가도록 돕고 있었다. 그 과정이 정착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불법 재배 문화의 근절과 농가 신뢰 획득에 공을 쏟았다.
살라자 대표는 "조합은 일반 기업처럼 자체 수익에 급급해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생산 농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체작물 재배 사업을 담당한 푸투마요주 농업부의 욘 자리오 오소리오 코디네이터는 "일반 농작물보다 수익이 10배 가까이 나던 마약 작물 재배에 대한 유혹을 떨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반면에 법적 처벌뿐만 아니라 마약 밀매 조직으로부터의 협박 등에서 벗어날 기회란 생각에 참여 농가들은 더 열심히 사차인치 재배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5년에 걸쳐 진행된 이 사업은 푸투마요주에서 실질적으로 마약 재배지 감소와 농가 건전성 향상이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전 과정을 모니터링해온 푸투마요주는 이 사업을 주내에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전역으로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
UNDOC의 사업 관계자는 "콜롬비아의 여러 국가 기관과 협력해 사차인치를 정부 복지급식 제품 공장에 연간 40톤을 납품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판로 개척과 유통시장 안정화도 추진했다"며 "특히 조합 설립을 독려하고 지역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 사업 철수 후에도 자생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말 콜롬비아 수원총괄기관(APC) 연례 총회에서 '영토관리 강화' 부분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고, 코이카 콜롬비아사무소는 콜롬비아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정욱 코이카 콜롬비아사무소장은 "콜롬비아의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은 안정적인 평화 기반 위에 가능하기에 농가 생계유지와 안전 확보라는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사업으로 추진했다"며 "삼각 협력으로 페루 및 에콰도르에서도 사차인치 재배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강성철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