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되면서 유통업계 마케팅 경쟁이 불붙고 있다. 소비쿠폰은 22일부터 국민 1인당 15만~45만원씩 총 13조2000억원 규모로 지급된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편의점과 음식점 등 연 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에서 쓸 수 있다.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일부 본사 직영점을 제외한 대부분 매장에서 소비쿠폰을 쓸 수 있어 최대 수혜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급 시기가 휴가철 성수기와 맞물려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편의점은 특수를 누렸다. GS25에 따르면 당시 제로페이 또는 코나카드(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결제액은 지원금 지급 직전 달 대비 3개월간 각각 102%, 214%, 169%씩 급증했다. CU도 2020년 3분기 매출이 1조68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는데 재난지원금 소비 영향으로 분석한다.
GS25는 ‘우리동네 민생회복 편의점’ 행사를 기획해 라면과 계란, 우유 등 주력 제품을 싸게 판다. 라면은 소비쿠폰 제휴카드와 2+1 행사 등을 통해 최대 반값에 살 수 있다. 이외 과자·주류·간편식·생필품 등 증정·할인이 적용되는 품목만 1700여 종이다. 전체 판매 품목의 50% 이상이다. 한우와 꽃갈비·장어·전복·사과 등 신선 먹거리도 전략 상품으로 내놨다. 600여곳의 신선 강화형 매장에서만 취급하던 신선 먹거리를 전국 가맹점에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S25 관계자는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10대 품목 중 4개가 축산품이었다”라며 “소비쿠폰 취지에 맞춰 실속형 상품을 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CU는 라면과 즉석밥, 건강식품, 생수 등을 번들(묶음)로 구매할 때 33%~63%가량 할인한다. 생필품 36종류는 제휴 카드로 결제시 25% 추가 할인을 적용한다. 모바일 앱 ‘포켓 CU’ 멤버십 회원에겐 최대 10만 포인트를 다시 돌려준다. 22~26일까지는 닭강정과 양장피·유부초밥·샌드위치 등을 업계 최저가로 내놓는다.
세븐일레븐도 내달까지 2000개 이상 품목에 증정·할인 행사를 하고 생수나 아이스크림 등 35가지 품목은 20% 더 깎아준다. 한우·샤인머스캣·종아리 마사지기 등 통상 추석·설 때 파는 택배 전용 제품들도 특가로 내놨다. 햄버거(노브랜드)와 피자(고피자), 커피(투썸플레이스)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도 관련 프로모션을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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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용처” 알리는 매장들
소비쿠폰을 쓸 수 없는 곳들도 간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는 식당과 안경점, 미용실, 약국 등 일부 입점 매장에서 소비쿠폰을 사용 가능하단 점을 홍보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을 소상공인 매장 일부에서 쓸 수 있기 때문에 마트 고객 유입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 매장 비율이 높은 올리브영과 다이소 등도 인터넷몰이나 네이버 등의 매장 검색 서비스에 ‘소비쿠폰 가능 매장’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도 배달 기사와 대면결제로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만나서 결제’ 기능을 앱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