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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곡 순서가 틀렸잖아!" 재력가 딸은 1억 환불해 갔다

중앙일보

2025.07.21 02:18 2025.07.2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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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 재계 실력자들은 혼맥(婚脈)을 통해 자신의 성(城)을 넓히면서도, 성벽을 단단히 해 왔습니다. 이들은 사돈가(家)를 어떻게 찾을까요. 젊은 후계자들은 집안과 집안의 결합보다 개인의 사랑과 행복을 가치 있게 여긴다는데, 그러면 혼맥은 옅어지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새롭게 진화하고 있을까요.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뀌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요즘도 유효할까요. 더중앙플러스 ‘2025 혼맥 지도’에서 더 촘촘하고, 더 탄탄하게 연결된 ‘거미줄 권력망’을 들여다봅니다.

결혼식 웨딩 촬영을 하고 있는 한 커플. [AFP=연합뉴스]


재력가 집안 자제인 A·B씨는 6년 전 결혼식을 치르면서 하와이 라나이섬에 있는 포시즌스호텔을 통째로 빌렸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 100여 명을 초청해 2박3일 동안 환영 연회와 결혼식, 애프터 파티까지 화려한 웨딩 이벤트를 즐겼다. 골프와 관광 일정도 포함됐으며, 모든 하객에게는 항공과 숙박 편의를 제공했다.

라나이 포시즌스호텔은 섬의 남동쪽에 있는 리조트형 호텔로, 최고급 스페셜티 스위트(64평)는 숙박료가 1박에 1200만원 이상이다. 일반 객실도 200만원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럭셔리 결혼식을 치르면 비용이 5억원 안팎이 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웨딩 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외에 오래 살았거나 지인이 해외에 많은 경우 외국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이렇게 해외 섬의 호텔을 ‘통대관’할 경우 비용이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부호들에게 핫하다 ‘조용한 섬’
국내외 부호와 셀럽들 사이에서 결혼식 장소로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섬’이 핫하게 뜨고 있다. 대중에게 방해받지 않고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기려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라나이섬은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경비행기로 30여 분 날아가야 한다. 그만큼 ‘격리’돼 있다는 의미다. 1994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멜린다 게이츠와 결혼할 때 이 섬을 찾으면서 유명해졌다. 섬의 소유자는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그는 2012년 3억 달러(약 4000억원)에 라나이섬을 사들여 자연 친화적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혼여행도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한다. 세이셸이나 타히티 같은 인기 여행지 안에서도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섬을 찾아 더 깊숙이 들어간다. 글로벌 리조트 그룹 ‘아만’은 전용기로 프라이빗 섬 아만리조트에 갈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들만의 결혼식은 여유롭다. 붐비는 주말을 피해 월·수·목요일 같은 주중에 식을 진행한다. 또한 ‘럭셔리 끝판왕’이다. 예식 2~3시간 올리는 데 꽃값만 보통 억대를 지불한다. 이벤트는 상상 초월이다.

서울 남산 기슭에 있는 반얀트리호텔. 자수성가한 젊은 부호 C씨의 결혼식에선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야외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인기 뮤지컬 ‘시카고’ 팀을 초청해 혼주와 하객 100여 명을 위해 특설 무대를 마련한 것. 공연 말미에 신랑이 신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밀며 프러포즈하는 것으로 한 편의 공연 같은 결혼식은 끝났다.
결혼식 규모는 가문의 재력과 권력을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대규모, 호화 결혼식으로 치르기는 불편하다. 사회적 지탄을 받을까 염려해서다. 정·관계 집안에서 더욱 그렇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이나 삼성동 공항터미널 웨딩홀 등이 인기 결혼식 장소로 꼽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세 딸이 이곳에서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급 호텔도 비슷했다. 과거엔 1000명 안팎의 하객을 받아 ‘무리 없이’ 예식을 진행했다. 그러던 것이 10여 년 전부터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결혼식의 중심이 집안에서 신랑·신부로 옮겨가고, 개인 취향이 강조되면서 ‘스몰 웨딩(작은 결혼식)’이 떠올랐다. 하객 수도 300명 안팎으로 확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런 문화는 계층을 떠나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
규모가 작아졌다고 비용이 덜 드는 건 아니다. 보다 정확히는 ‘스몰 럭셔리’다. 정말 가까운 VVIP만 초대해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에서다. 상류층 웨딩 업계에 따르면 하객 수가 줄면서 1인당 비용은 오히려 3~5배 정도 더 높아졌다. 하객 100명을 위한 ‘뮤지컬 피로연’도 스몰 럭셔리 웨딩이니까 연출이 가능하다.

고객은 돈 쓰는데 화끈하지만 요청 사항도, 컴플레인도 깐깐하다. 자칫 사소한(?) 실수 하나로 억대 비용을 물어주기도 한다.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신부는 꽃장식은 물론 신랑·신부 입장 음악 등을 디테일하게 지정했다. ‘커스터마이징’(맞춤 서비스)은 특급 호텔 결혼식의 장점이기도 하다. 호텔과 신부 측은 몇 번이나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그런데 결혼식이 한창인 와중에 신부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 미리 정해둔 음악 순서가 바뀌어 나온 것. 예식은 무사히 마쳤지만, 신부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고 수차례 컨펌이 무색하게 실수를 저지른 호텔 측에 항의했다.

실랑이 끝에 호텔 측은 사과하고, 전체 비용의 절반이 넘는 1억원가량을 되돌려줬다. 호텔 숙박권, 뷔페 식사권 몇장과 함께다.

(계속)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결혼식 장소는 어딜까.
“여기서 결혼하면 백년해로 한다”는 은밀히 소문난 명당도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웨딩곡 순서가 틀렸잖아!” 재력가 딸은 1억 환불해 갔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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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최은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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