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지난 시즌 10년 총액 1억4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한 선수에게 ‘과소평가’라는 말을 붙이는 건 어딘가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는 지금, 확실히 조명을 덜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이 화려한 MVP 트리오 라인업 속에서 스미스는 자연스레 그림자에 가려진다. 하지만 성적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저스 소식을 주로 전하는 '다저스 웨이'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소리 없이 강한 스미스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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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는 올 시즌 74경기에서 타율 .323, OPS 0.965를 기록 중이다. 이 수치는 올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며, 올스타 브레이크 전 7경기에서는 타율 .346, OPS 1.100으로 더 뜨거웠다.
물론 시즌 중간중간 슬럼프도 있었지만, 오타니·베츠·프리먼보다 훨씬 꾸준한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타율과 출루율은 스미스에 미치지 못하며, 브레이크 전 7경기에서는 고전했다. 베츠와 프리먼은 시즌 중 침묵 구간이 자주 발생해 다저스 팬들에게는 ‘조용한 비상등’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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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스미스는 조용하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다시 완성하면 여전히 MVP 유력 후보로 평가받겠지만, 스미스 역시 MVP 레이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변수는 지속 가능성이다. 스미스는 상반기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3년 연속 올스타에 뽑혔지만, 후반기(특히 9월)에는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포스트시즌 성적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물론 MVP 투표에는 가을야구 성적이 반영되지 않지만, 평가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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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스는 올 시즌 다저스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다. 베츠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탈락했고, 프리먼은 올스타 전 7경기에서 타율 .179, OPS 0.483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반면 스미스는 마치 ‘야구가 쉬운 경기인 양’ 타석을 지배하고 있다.
포수가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 건 2009년 조 마우어가 마지막이다. 게다가 팀 내 경쟁자도 너무 많다. 하지만 스미스가 올해 해낸 일만큼은, 최소한 MVP 투표에서 진지한 고려 대상이 돼야 마땅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