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축구 에이스' 구보 다케후사(24, 레알 소시에다드)가 자국 팬들 앞에서 사과했다.
일본 '풋볼 존'은 21일(한국시간) "구보가 소속팀의 일본 투어 경기에서 27분만 출전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체 출전했지만, 약 2만 명의 관중을 매료시켰다"라고 보도했다.
스페인 라리가 소속 소시에다드는 21일 일본 나가사키의 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J리그2(2부리그) V-파렌 나가사키에 0-1로 졌다. 후반 34분 나온 가사야나기 츠바사의 선제골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구보는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않았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지만, 27분 만을 뛴 뒤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팀의 패배도 막지 못했다.
구보는 일본 축구 최고의 스타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인 그는 일본 대표팀에서 핵심 윙어로 활약 중이며 유럽 축구계에서도 주목받는 자원 중 한 명이다.
[사진]OSEN DB.
구보는 2022년 여름 소시에다드로 이적한 뒤 재능을 꽃피운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강인과 한솥밭을 먹던 마요르카를 떠난 그는 소시에다드 데뷔 시즌부터 리그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7골 4도움을 올렸다. 이 때문에 리버풀과 토트넘 등 여러 빅클럽과 연결되고 있는 구보. 그는 일본 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기에 소시에다드는 올여름 일본 투어를 진행했다. 실제로 피스 스타디움은 19758명의 관중이 들어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구보는 만원관중 앞에서 재교체되면서 30분도 뛰지 않고 들어가면서 다소 비판을 받았다. '도쿄 스포츠'는 "경기 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구보의 출전시간이 논란이 되고 있다"라며 "구보는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컨디션 때문에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가 투입되자 큰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결정적 기회를 만들진 못했다. 출전시간도 27분에 불과했다"라고 전했다.
'히가시 스포 웹'에 따르면 실제로 일본 팬들의 불만은 적지 않았다. 팬들은 "구보 얼굴 보여주기 정도의 출전시간이다", "출전시간이 너무 �캑�", "우와, 구보를 다시 교체했다. 이걸 보려고 몇만 엔이나 날린 팬들이 불쌍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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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도 이를 의식한 듯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선 정말 훌륭한 경기장이다. 이렇게 일본 축구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라며 "반성은 아니지만, 20여분밖에 뛰지 못해 죄송하다. 오늘 와주신 분들에게 좀 사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도쿄 스포츠는 '이례적인 사과'라고 주목했다.
또한 구보는 "우리들은 지금부터 시즌 시작이다. 이게 이번 시즌의 마지막 패배라면 가장 좋을 것이다. 여기부터 차례차례 기어를 올려 나가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여기 올 때도 요시다 마야(일본 대표팀 선배)에게 굉장히 좋은 경기장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좋았다. 여기서 축구를 할 수 있는 나가사키 선수들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기장이 일본에 더 늘어나면 좋겠다"라며 "뜨거운 응원을 해준 나가사키 서포터즈도 경기장에 와 준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했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한편 소시에다드는 오는 25일 요코하마 FC와 일본 투어 2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도 구보가 30분 남짓을 소화하고 말지 혹은 더 많은 출전시간으로 일본 팬들을 기쁘게 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