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최근 12경기에서 2승10패로 부진한 LA 다저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클레이튼 커쇼(37)도 동료들의 실수에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한 채 분노했다.
커쇼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4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다저스도 5-6으로 패하며 밀워키와의 3연전을 모두 졌다.
3회까지 안타 2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커쇼는 그러나 4회 수비 실수들로 무너졌다. 2사 2루에서 블레이크 퍼킨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는데 3루수 토미 에드먼이 몸을 날려 잡은 뒤 1루로 송구한 것이 1루수 뒤로 빠지는 실책이 됐다. 그 사이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와 첫 실점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앤드류 모나스테리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한 커쇼. 좌익수 에스테우리 루이스가 홈으로 송구한 사이 타자 주자 모나스테리오가 2루까지 진루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굳이 홈으로 던져 한 베이스를 더 내주며 커쇼를 득점권으로 몰아넣었다. 또 이어진 2사 2루에서 또 실책이 나왔다. 조이 오티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범위 안에 들어왔지만 타구가 글러브 포켓에 들어오기 전 오므리는 바람에 놓쳤다. 포구 실책으로 3-3 동점.
에릭 하세를 2루 땅볼 처리하며 어렵게 4회를 마친 커쇼는 그러나 5회에도 실책으로 흔들렸다. 1사 1루에서 앤드류 본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는데 좌익수 루이스가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더듬었다. 포구 실책으로 1사 1,3루가 되자 커쇼는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고함을 치며 분노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사 1,3루가 되자 커쇼는 결국 강판됐다. 투구수는 81개. 3루 덕아웃으로 들어온 커쇼는 동료들의 격려를 외면한 채 글러브와 모자를 연이어 거칠게 내팽겨쳤다. 3점 리드를 날린 것에 대한 자책도 있겠지만 실책 3개를 한 야수들에게 원망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스포츠넷LA’에 따르면 경기 후 커쇼는 “모르겠다. 스스로 너무 답답했다. 타선이 3점을 줬는데 내가 볼넷을 줬다”며 “나름대로 괜찮게 던졌다고 생각하지만 실투가 몇 개 있었다. 팀이 전체적으로 못하고 있다. 팀 승리를 이끌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화를 낸 이유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그냥 좌절감을 느낀다. 우리 모두 그런 상태다.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변명할 것이 없다. 우리는 졌고, 더 잘해야 한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괜히 말하다가 더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인터뷰를 1분20초로 짧게 끝내면서 입을 닫았다.
[사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왼쪽)이 클레이튼 커쇼를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의 감정 표현에 대해 “정말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 결과가 그에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3회까지 괜찮았는데 4회부터 아쉬운 상황이 많았다. 투구수 관리만 잘됐으면 5회까지도 갈 수 있었는데 그에겐 답답한 경기가 됐을 것이다”며 감싸안았다.
왼쪽 무릎과 발가락 수술과 재활을 거쳐 5월 중순부터 로테이션에 들어온 커쇼는 올 시즌 11경기(55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37개로 건재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다저스는 7월 들어 5승10패(승률 .333)로 주춤하다. 극심한 타선 침체와 수비 불안이 겹치며 7연패를 당했고, 2연승 이후 다시 밀워키에 3연패를 당했다. 최근 12경기 2승10패(승률 .167)로 하락세가 크다. 여전히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격차가 3.5경기로 줄었다. 지난 4일까지 9경기차로 1위 독주를 했지만 최근 12경기 사이에 무려 5.5경기가 좁혀졌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선수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감정 표현도 잦아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힘들 때 스스로 무너지면 안 된다. 오늘은 특히 수비가 문제였다”며 “선수들은 경쟁심이 강하다. 지는 건 짜증이 난다. 요즘 들어 감정이 더 많이 드러나는 것 같은데 다시 새롭게 시작해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LA 다저스 무키 베츠,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