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선배가 보기에 '캡틴' 손흥민(33)은 여전히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과거 토트넘 골문을 지켰던 폴 로빈슨(46)이 웬만해선 손흥민을 매각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나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이적설에 제기되는 가운데 토트넘에서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토트넘 골키퍼로 활약했던 로빈슨은 그의 미래와 이적시장 계획에 대해 비공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대형 제안'이 도착할 경우 손흥민을 떠나보낼 의향도 있다. 그러나 전성기가 지난 것으로 보이는 그를 두고도 여전히 핵심 자원이라는 내부 평가도 존재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지만, 로빈슨은 "여전히 손흥민이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알고 있지 않냐"라며 그의 가치를 되짚었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어온 전설이지만, 이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손흥민 측에서 거절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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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면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FA)으로 풀리게 되는 손흥민. 그의 이적설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영국 '풋볼 런던'도 "이번 여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나이와 몸 상태를 이유로 손흥민의 이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전 토트넘 스카우트 믹 브라운은 "손흥민은 이제 에이징 커브를 보이고 있으며, 토트넘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은 19일 열린 레딩과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도 다소 부진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비공식 데뷔전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돼 45분을 소화했으나 존재감이 부족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레딩과 프리시즌 경기에서 다리에 녹이 슨 것처럼 보였다. 주장인 그는 리듬을 찾지 못했고, 몇 차례 공을 잃었다"라며 무딘 모습을 지적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박스 가장자리에서 시도한 슈팅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고, 드리블 도중 공을 잃어버려 상대 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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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약했던 로빈슨은 손흥민의 잔류가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려면 스쿼드 뎁스가 필요하다"라며 손흥민이 팀에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로빈슨은 "작년 손흥민의 기록은 전년도만큼 좋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알지 않는가. 그런 선수와 쏘니(손흥민 애칭)가 제공할 수 있는 걸 잃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후배를 감싸안았다.
또한 로빈슨은 "손흥민이 구단 측에 '지금 떠나고 싶고, 떠날 준비가 됐고, 정말 환상적이었다. 지금이 헤어질 때'라고 말한다면 토트넘도 '좋아, 훌륭해. 지금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자'라고 생각할 거다. 그러나 구단이 손흥민에게 '1년 더 남아줘'라고 하고 모두가 동의한다면 그게 내 생각엔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손흥민은 상업적으로 놀라운 존재이자 월드클래스 선수다. 그러니 토트넘이 그를 1년 더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면 모두 알겠지만, 정말 훌륭한 일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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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토트넘은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대대적인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지난 시즌 임대로 활약한 마티스 텔과 케빈 단소를 완전 영입했고, 웨스트햄에서 모하메드 쿠두스까지 데려왔다. 노팅엄의 모건 깁스화이트도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구단은 프랭크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필요한 자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손흥민을 포함해 기존 주전들의 거취도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후 10년간 397경기에 출전해 164골을 터트렸다. 그는 단순한 베테랑이 아닌 토트넘의 상징 그 자체다. 이적 여부를 떠나 구단과 팬 모두에게 적잖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럼에도 프랭크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아직 주장 선임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고,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자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는다면 결정이 필요 없지 않겠는가? 10년 동안 토트넘에 몸담고 모든 것을 바친 선수의 주장직을 박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며 손흥민의 미래가 얼마나 불투명한지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