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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정상회담 앞두고 희토류 집중 공급한 中, 효과 볼까

연합뉴스

2025.07.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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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EU 수출 비중 5월 32%→6월 43%…'무기화' 지적 우려한 듯 美의 압박공세 강화 속 中, EU에 공들이기…24일 中-EU 정상회담 주목
EU와 정상회담 앞두고 희토류 집중 공급한 中, 효과 볼까
中 희토류 EU 수출 비중 5월 32%→6월 43%…'무기화' 지적 우려한 듯
美의 압박공세 강화 속 中, EU에 공들이기…24일 中-EU 정상회담 주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최대 쟁점이라고 할 희토류 자석 수출을 대폭 늘려 주목된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전기자동차·풍력터빈·스마트폰·항공우주선 등에 쓰이는 희토류 자석 3천188t을 수출했는데, 이 중 43%인 1천364t이 EU로 향했다. 이는 전월 대(對) EU 수출 비중인 32%와 비교할 때 크게 늘린 것이다.

중국은 사실상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 수출 허가 흐름에 맞춰 지난달 미국에도 5월 대비 667% 늘린 희토류 353t을 수출했지만, EU로부터는 어떤 대가 없이 지난달 수출을 늘렸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선 24일 EU의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리창 총리 주관으로 제25차 중국-EU 지도자 회담이 예정된 걸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고율 관세 부과를 무기로 미국이 자국에 유리한 무역 협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선 EU의 행보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과 내달 1일까지 관세를 포함한 무역 협상을 마친다고 했으나, 근래 중국의 러시아산 및 이란산 석유 구입을 새로 문제 삼고 나섰다.
미중 무역협상 미측 수석대표로 참여해온 스콧 베선트 장관이 현지시간으로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석유를 살 경우 100% 2차 관세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는가 하면 "(이런 조치와 관련해) 유럽의 동맹들에도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산 석유의 주요 구매국인 중국으로선 새로운 난관에 부닥친 것으로, 여기에 EU가 가세하면 중국의 처지가 더 곤란해질 수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지해온 중국과는 달리 EU는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해온 탓에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끈끈한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러시아산 석유 구매로 경제적 지원을 해 온 데 대해 EU는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이런 탓인지 이달 초 유럽을 찾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도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미국이 중국으로 초점을 옮길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선 긋기를 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중국과 EU 정상회담의 쟁점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반보조금 관세 부과, 중국기업의 의료기기 공공조달 참여 제한, 중국의 유럽산 브랜드에 대한 반덤핑 관세 보복 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EU 가입 27개국이 지난 18일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러시아 18차 제재안에 중국의 10개 기관(본토 7개, 홍콩 3개)이 포함된 26개 기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다툼이 예상된다.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 없는 제재에 반대하며 중국과 러시아 기업 간 정상적인 교류·협력은 방해 또는 영향받아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EU는 중국의 친러 행보를 경계해왔다.
여기에 EU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무기화'한다고 끊임없이 불만을 표출해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주도적 위치를 무기화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핵심산업의 경쟁자들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으며 EU의 정책당국자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지속해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따라서 중국이 지난달 EU에 희토류 자석 수출을 대거 늘린 건 정상회담을 앞두고 EU 마음 돌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한시적인 조치가 중국-EU 관계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EU로선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정제의 90%를 차지하며 사실상 희토류 공급망을 쥐락펴락해온 중국이 언제든 '변심'해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문제연구소의 자오쥔제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EU의 협력은 세계 평화와 발전에 크게 기여할뿐더러 경제적인 호혜 협력의 모범을 보여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녹색 경제와 디지털화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심층적인 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자오 연구원은 "EU가 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을 선도하며 중국은 풍력·수력·태양광·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서 "5G·사물인터넷·블록체인·전자상거래·디지털 경제시스템 등과 같은 분야도 실질적인 협력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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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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