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협력 중점협력국으로 농촌개발·교통·기후·산업 발전 지원
35년간 ODA에 1억3천만 달러 투입 "내전 딛고 공동체 회복 집중"
이정욱 코이카 소장 "정부 역량 강화해 남미 리딩국가 되도록 도울 것"
"6·25 참전국에 보은"…코이카, 콜롬비아서 평화구축 앞장
개발협력 중점협력국으로 농촌개발·교통·기후·산업 발전 지원
35년간 ODA에 1억3천만 달러 투입 "내전 딛고 공동체 회복 집중"
이정욱 코이카 소장 "정부 역량 강화해 남미 리딩국가 되도록 도울 것"
(보고타
<콜롬비아>
=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전쟁 당시 우리를 도왔던 16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남미에서 참전했던 콜롬비아는 아직 개발도상국에 머물고 있다.
콜롬비아는 한국의 개발협력 중점협력국으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을 통해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3천만달러를 투입해 평화 구축을 비롯해 농촌 등 지역개발, 교통·기후 환경 개선과 산업 발전 등을 돕고 있다. 이는 중남미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콜롬비아는 공적개발원조(ODA) 관점에서 몇 가지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오랜 내전의 상흔이 전국에 산재해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무장반군 세력에 의한 폭력이 지속되고 있다. 또 전 세계 코카인 생산국으로 많은 농민이 생계와 안전 사이에서 불법 마약 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지난 10일 수도 보고타 소재 코이카 콜롬비아 사무소에서 만난 이정욱 소장은 "한국전쟁 때 파병해 도왔던 콜롬비아에 대한 ODA는 보은의 의미도 담고 있다"며 "내전으로 인해 갈등과 불신으로 얼룩진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회복과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국제이주기구(IOM)와 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분쟁지역 농민의 생산성 소득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여성기구(UN Women) 등의 국제기구와 다양한 농촌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고,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는 2020년부터 코카인 재배가 집중된 푸투마요 지역에서 대체작물 재배 역량 강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또 산악지대가 많고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도로 훼손이 빈번할 정도로 취약한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스마트 교통체계 시스템 구축, 지방 공항 운영체계 개선 등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도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오염 배출 저감을 통한 대기질 개선 등의 개발협력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22년에 집권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2026년까지 '세계적 생명 국가, 콜롬비아'라는 슬로건 아래 ▲ 환경 중심 국토개발 ▲ 안전과 사회정의 ▲ 식량안보 ▲ 생산성 향상과 기후행동 ▲ 역내 융합이라는 5가지 국가개발계획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이카는 콜롬비아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해주는 협력자로서의 ODA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소장은 "경제사회 발전은 안정적인 평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분쟁지역에서의 피해 회복을 위해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무엇보다 콜롬비아는 OECD 가입국으로서 앞으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개발협력 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나라"라며 "정부 역량 강화를 도와 중남미 리딩국가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 중에서도 우선적 추진 과업으로 디지털 기반 행정 혁신을 꼽았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콜롬비아 국민의 대다수는 부정부패를 국가 발전의 가장 큰 저해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투명한 제도 구축을 위해서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행정 서비스 역량을 개선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도 최빈국으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 소장은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헌신과 정부의 행정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며 "이를 보완할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과 공직자 청렴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코이카는 반부패 신고시스템 구축, 디지털 토지등록 시스템 역량 강화, 사이버 범죄 대응 역량강화사업 등을 추진 중이며, 제도개선 컨설팅과 공무원 인식개선 등의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내 ODA는 미국, 독일, 스페인 등 서구 국가가 주도해왔다. 한국은 공여국 가운데 7위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의 개발협력부서 관계자는 "한국의 ODA는 인도주의·평화구축 중심의 서구 공여 기관과 다르게 중앙 정부 대상 거버넌스 강화와 산업 발전 지원 등 실질적 개발 수요를 지원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
또 "한국으로 초청하는 연수 프로그램 운용과 분야별 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인적 역량 강화를 지원해 주어 형제 국가 같은 친근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대외원조 조직인 국제개발처(USAID) 폐쇄는 중남미 개도국 ODA 현장에 직격탄이 되어 돌아왔다.
콜롬비아의 경우 미국이 연간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ODA를 진행해왔다. 이는 콜롬비아가 연간 서구 등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ODA(10억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데 USAID의 폐쇄로 많은 사업이 중단되거나 중단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는 USAID에 의존하는 현지 풀뿌리 단체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 국제 비정부기구(NGO)의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국제이주기구(IOM)의 경우 콜롬비아 상주 직원을 80% 축소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콜롬비아는 신흥 공여국 발굴 및 기존 협력 관계 강화와 민간 재원 동원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소장은 "공여기관으로서의 코이카의 위상이 커지고 있고 다수의 국제기구가 코이카의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며 "코이카로서는 ODA 사업의 효과성을 최대한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다른 공여국이나 국제기구 등과 연대 강화를 모색하는 등 다자주의적 관점에서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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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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