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이 수비가 아닌 방망이로 기적을 일으켰다.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은 9회초 1사후 우월 동점 스리런홈런을 날렸다. 김현수의 역전타가 이어지며 9-7 재역전극의 결정적인 발판을 놓았다.
후반기들어 단 1개의 안타로 터트리지 못하고 광주 원정길에 나섰다. 롯데와의 후반 첫 3연전에서 8타수 무안타 침묵이었다. 앞선 10경기에서 1할대의 저조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도 9반타자로 출전해 삼진, 좌익수 뜬공,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무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더군다나 4-1로 앞선 8회말 수비에서 이정용과 마무리 유영찬이 무너지며 대거 6실점했다. 4-7까지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승기를 넘겨주는 듯 했다. 그러나 9회초 1사후 기적을 일으켰다. 오지환이 KIA 마무리 정해영의 변화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고 신인 대타 박관우가 좌전안타로 불씨를 되살렸다.
정해영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작심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곧바로 초구 한복판 직구(146km)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단숨에 7-7 동점을 만든 결정적 홈런이었다.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이어 구본혁과 문성주의 연속안타가 나왔고 김현수의 우전적시타로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문보경의 내야땅볼대 상대송구 실책으로 결정적 추가점을 얻었다.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겨주었고 이정용과 유영찬을 살린 한 방이었다. 홈런을 때리고 두 선수에게 다가가 안아주기도 했다. 경기후 박해민은 "몇 명을 살렸다보다는 일단 나부터 살았다. 후반기에 안타가 하나도 없어 걱정을 많이했다. 중요한 순간 홈런을 쳐서 나부터 살아난 것 같다. LG 팬분도 KIA 팬분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셨을 것 같다. 나도 홈런은 커녕 안타도 예상 못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앞에서 지환이와 신인 관우가 안타로 좋은 찬스를 연결해주었다. 생각 안하려고 했다. 과감하게 스윙을 세게하자고 생각하고 들어가서 결과가 좋았다. 무조건 직구 보고 들어갔다. 너무 결과가 나오지 않아 모르겠다는 식으로 스윙 3개를 과감하게 하려고 했다. 운좋게 실투가 왔고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홈런의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오지환과 루키 박관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베지환이가 원아웃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변화구를 컨택해 나가주었다. 게임 끝나지 않았고 포기하지 않았으니 끝까지 해보자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던져주었다. 또 신인 관우가 대타로 나가 안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확 올라왔다. 나는 거기에 숟가락만 얻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홈런을 쳤으니 기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더 노력해 후반기 타격으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