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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통상협상, 한·미 파트너십 강화 계기 되길

중앙일보

2025.07.22 08:20 2025.07.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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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미 오버비 미국 DGA그룹 산하 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미국과 한국의 무역 협상 마감일(8월 1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협상은 단순히 관세 완화를 넘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 중 하나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 기로다. 워싱턴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무역 불균형과 비관세 장벽에 관한 한 더는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선을 그었고, 25 % 관세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도 제시돼 있다. 한국은 미국의 미래와 안보를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자 필수적인 파트너다. 이제 이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때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경쟁력과 국가 안보에 가장 중요한 분야인 첨단 제조업, 반도체, 핵심 광물, 청정에너지, 선박 건조 등의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현대자동차의 210억 달러 투자 약속은 미국 자동차 공급망 재건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은 투자뿐 아니라 미국 제품도 구매하고 있다. 보잉 항공기 구매액은 327억 달러를 넘는다.

미, 한국에 포괄적인 패키지 원해
비관세 장벽과 디지털 규제 우려
합의 통해 더 깊은 경제동맹 돼야

이러한 노력에도 한국은 여전히 미국 기업에 불리한 여러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고 있다. 불투명한 규제 절차부터 표적화한 디지털 법안들이 대표적이다. 한국에 8월 1일까지 유예 기한을 연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이 유의미하고 포괄적인 패키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한국의 디지털 장벽과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플랫폼 법안이 미국 정부 내부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미국 기업과 양국 동맹에 대한 피해 우려는 현실적이며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 법안뿐 아니라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제한, 공공 부문 클라우드 구매 제한, 인공지능(AI) 규제 등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차별을 묵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신뢰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이 보여줄 게 많다는 점은 좋은 뉴스다. 한국은 더 과감한 결단과 걸림돌 제거, 그리고 공정 무역과 상호 번영에 대한 오랜 공약을 강조하는 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정 체결은 한국에도 다음과 같은 중대한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첫째, 자동차·철강·반도체·가전제품 등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을 25 % 관세라는 막대한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역을 지키고 수십만 개의 한국 일자리를 지키게 된다. 둘째, 시장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미국에 주요 제조 시설을 갖춘 한국 기업들은 계속 확장할 수 있는 확실성을 얻게 돼 미국 일자리와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지원하게 된다. 셋째, 통상 마찰을 해소하는 것은 규칙 기반 파트너로서 한국의 신뢰성을 강화할 것이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특히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탄력적 공급망 구축이라는 전략적 과제에 직면한 주요 7개국(G7) 사이에서 한국의 명성을 드높일 것이다. 끝으로,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면 한국은 방산 기술 협력, 에너지 접근, 제3국 합작 투자 등 다른 핵심 우선순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모색할 때 양국 관계의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요컨대 합의하면 단순히 페널티를 피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더 깊고 전략적인 경제 동맹을 열어갈 것이다.

관세를 피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앞에 놓인 기회는 훨씬 더 크다. 중국을 압도하고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수 있으며, 상호운용할 수 있고 안전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공급망 동맹을 구축하게 된다. 한국은 반도체부터 선박·광물·에너지까지 회복력 있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담대한 행동과 진정한 파트너십을 통해 양국은 경제 안보의 다음 장을 함께 이끌 수 있다. 8월 1일이 다가오고 있다.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 필자는 1995~2009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현지의 분위기와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중앙일보에 원고를 보내왔습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태미 오버비 미국 DGA그룹 산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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