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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한테 알려줬어야지" 두 차례 수비 미스 혹평, 귀신에 홀린 날…의사 소통 부재의 문제였다

OSEN

2025.07.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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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겐 귀신에 홀린 날이었다. 수비에서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를 두 번이나 했다. 두 번의 플레이 모두 소통 부재에서 온 실수였다. 

이정후는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 2할4푼9리(362타수 90안타)를 유지했다. 

타격보다 두 번의 수비가 눈에 띈 경기였다. 4회 2사 1,2루에서 애틀랜타 드레이크 볼드윈이 우중간 쪽으로 안타를 쳤다. 2루수 케이스 슈미트가 몸을 날렸지만 그 옆으로 빠져나가는 타구였다. 느리게 굴러온 공을 잡은 중견수 이정후는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에게 원바운드로 송구했고, 그 사이 1루 주자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2~3루를 지나 홈까지 쇄도했다. 

아다메스가 홈으로 던졌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아쿠냐의 홈 터치가 먼저였다. 단타에 1,2루 주자 모두 홈에 들어오며 애틀랜타가 7-2로 달아났다. 아쿠냐의 과감한 판단과 센스가 돋보였지만 샌프란시스코 수비진도 너무 안일했다. 

이어 6회에는 2사 2루에서 볼드윈이 좌중간으로 타구를 높이 띄웠다. 뜬공 아웃이 되는 타구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정후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서로 미루다 공을 놓쳤다. 이정후가 뒤늦게 잡으려고 했지만 그 앞에 공이 뚝 떨어졌고, 2루 주자 아쿠냐가 홈에 들어와 애틀랜타가 9-3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기록은 볼드윈의 1타점 2루타였지만 이정후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좌중간, 우중간 타구의 우선권은 중견수가 갖는다. 직접 콜플레이를 해서 잡든가 아니면 신호를 줘서 라모스가 잡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이정후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샌프란시스코는 허무하게 추가 실점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5-9로 패한 샌프란시스코는 6연패 늪에 빠졌다. 52승49패(승률 .515)가 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3위로 1위 LA 다저스와 격차가 7경기로 벌어졌다. NL 와일드카드도 5위로 3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3.5경기 뒤져있어 지금 흐름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가을야구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는 또 졌다. 선발투수 헤이든 버드송이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피안타 4볼넷 1사구 5실점으로 무너졌다. 총 25개의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6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수비까지 급격히 흔들렸다. 이정후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 외에도 투수 맷 게이지, 좌익수 라모스의 송구 실책이 2개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머큐리뉴스’는 ‘버드송의 형편없는 투구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수비도 최고의 밤을 보내지 못했다. 투수 게이지와 좌익수 라모스가 각각 송구 실책을 범했고, 중견수 이정후의 두 차례 실수도 실점으로 연결됐다’며 ‘4회 이정후가 내야로 느슨하게 공을 던진 사이 아쿠냐가 1루에서 홈까지 달려 득점했다. 6회에는 좌중간 평범한 뜬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공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또 1점을 내줬다’고 지적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LB.com’도 ‘샌프란시스코 수비도 투수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실책 2개를 범했는데 현재 팀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장면은 4회에 나왔다. 볼드윈이 중견수 쪽으로 약한 타구 보냈고, 이정후는 그 공을 잡고 2루에 서있던 유격수 아다메스에게 던졌다. 하지만 1루에서 뛰기 시작한 아쿠냐는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했다’며 ‘이정후는 다이아몬드 중앙에서 릴레이 송구를 준비하고 있던 1루수 윌머 플로레스에게 공을 던져야 했다. 하지만 아쿠냐가 홈으로 뛰지 않을 거라는 가정 하에 타자 볼드윈의 진루를 막기 위해 2루로 던졌고, 그 결과 홈을 허용했다’고 4회 이정후의 수비 판단 미스를 꼬집었다. 

하지만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4회 상황을 두고 이정후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 문제라고 봤다. 멜빈 감독은 “그건 의사 소통 부족이다. 2루수 슈미트가 이정후에게 (주자 움직임을) 알려줬어야 했다. 3루수 맷 채프먼이 소리를 쳐서 알리려 했는데 슈미트도 지금 그 포지션에서 적응하는 중이다”며 “이런 플레이를 하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우리가 정말 엉망처럼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아쿠냐는 “2루를 밟는 순간 외야를 봤는데 중견수가 약간 뒤쪽에 있다는 걸을 알았다. 그때 이미 홈까지 달린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프레디 곤잘레스 3루 베이스 코치가 막았지만 가속도가 붙은 아쿠냐는 그대로 홈까지 돌진했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그렇게 해낼 수 있는 선수는 아쿠냐밖에 없다. 그에겐 로켓이 달려있다. 이런 것을 처음 본 게 아니다. 폭발적인 속도를 가졌는데 중간에 더 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애틀랜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오른쪽)가 4회 2사 1,2루에서 드레이크 볼드윈의 우중간 안타 때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며 득점을 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포수는 패트릭 베일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틀랜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오른쪽)가 4회 2사 1,2루에서 드레이크 볼드윈의 우중간 안타 때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며 득점을 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포수는 패트릭 베일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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