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독시' 제작사 대표 밝힌 '이순신 검' 빠진 이유 "보고 욕해 달라" [인터뷰①]

OSEN

2025.07.22 13: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하수정 기자] '전독시' 원동연 대표가 원작 팬들의 의견도 존중한다며, 다만 이순신 설정이 빠진 건 "이유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 제작사 원동연 대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전독시'(감독 김병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공동제작 MYM 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더프레젠트컴퍼니)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작품이다.

동명의 원작 웹소설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돌파할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고, 총 제작비 약 3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최근 웹툰에 이어 올해 영화로 재탄생됐으며, 한류스타 이민호, 안효섭을 비롯해 채수빈, 신승호, 나나, 블랙핑크 지수 등이 캐스팅 됐다. 여기에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등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고, 쌍천만 '신과함께' 시리즈를 만든 원동연 대표의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했다.

1995년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에서 각본가로 데뷔한 원동연 대표는 이후 제작자로 변신해 많은 작품을 내놨다. 우여곡절 끝에 첫 흥행작 '미녀는 괴로워'(2006)를 시작으로, 천만 작품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등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한국 영화 최초로 2, 3편을 동시에 제작해 쌍천만을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현재 '전독시'는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독일 등 전 세계 113개국에서 선판매를 확정, 해외 관객과의 뜨거운 만남을 예고해 글로벌 흥행 청신호를 알렸다. 한국 영화 개봉 사례가 드문 독일에서도 이례적으로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어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개봉 하루 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실시간 예매율 30%에 육박하며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원동연 대표는 '전독시' 원작을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내가 딸만 셋이다. 우리 와이프가 큰 아이를 낳을 때 굉장히 고생했다. 초산이라서 진통도 길고 너무 고생해서 더는 안 낳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느 날 '하나만 있으면 좀 그렇다'고 하더니 그렇게 둘째, 셋째까지 낳게 됐다"며 "나도 '신과함께'를 끝내고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다. 예산도 많이 들도 VFX도 힘들어서 좀 더 소프트한 장르, 부담이 덜 가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그때 감독 후배가 '이거 한번 읽어보세요. 웹소설인데 한국에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읽자마자 너무 재밌었다. 분명 이런 거 안 한다고 했는데, 본능적으로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 있었나? 이건 완전히 독보적인데?' 싶었다. 이야기와 서사도 끌리면서 그냥 또 미친듯이 꽂혔다.(웃음) 안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신과함께'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일생일대의 영광과 많은 혜택을 줬지만, 그만큼 힘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두 편을 동시에 찍는 게 처음이었고, 아이는 안 낳았지만 출산의 고통처럼 지긋지긋하게 힘들었다"며 "'전독시' 웹소설을 제안받은 게 '신과함께' 끝난 직후다. 이게 무슨 2~3년 이후가 아니라, 영화 작업 끝나고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 '내가 안 하면 분명 딴 사람이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합시다'라고 질렀다. 그렇게 5년 만에 '전독시'가 나왔다"며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았다고 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하지만 웹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넘은 글로벌 인기 IP이기에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고, 이순신 등 위인들이 등장하는 주요 배후성 설정이 빠지면서 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블랙핑크 지수는 극 중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며 따르는 고등학생 이지혜를 연기했는데, 원작 주인공들은 역사적 위인들의 힘을 빌려 쓰는 설정을 갖고 있다. 이지혜가 이순신 장군을 '배후성'으로 둔 가운데, 일부 팬들은 상징적인 칼이 아닌 총을 쥔 모습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원동연 대표는 "원작 팬분들은 아마 본인들도 작가의 시점으로 이 작품을 대하시는 것 같다. 이 작품에 자기의 추억과 청춘이 다 들어 있다. 김독자처럼"이라며 "소설 속 김독자는 한 명인데, '전독시'는 한 명이 아니다. 수만 명의 김독자가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비판 의견을 주신다고 해도) 김독자를 미워하면 안 된다. 단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원작 팬분들도 어떻게 완성됐는지, '보고 욕하셔라. 정말 뭐라고 말씀하셔도 다 듣겠다'는 마음이다. 제작진들이 바보도 아닌데 원작 팬들과 척을 져서 좋을 게 뭐가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과함께'를 제작하면서 진기한을 없애 비난을 감수했던 그는 "주인공을 빼서 얼마나 욕먹었는지.(웃음) 하지만 그것도 전부 작품을 위해서 결정한 일이다. 그땐 뭐라고 욕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며 "아마 이번에도 '전독시'를 보시면 왜 이지혜에게 칼 대신 총을 줬는지 아시게 될 거다. 내가 영화하는 사람들한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등장인물을 만들지 말고, 캐릭터를 만들라고. 등장인물로 왔다가, 의미도 알 수 없는 그런 인물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전독시'에서 이지혜 덕분에 연대와 협력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총이 굉장히 중요하다. 칼이나 활 등은 한계가 있다. 자칫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이미 총은 현대 살상 무기로 보편성을 띠고 있다. 이 캐릭터는 총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원동연 대표는 "(오늘 개봉한) 파트1은 필연적으로 캐릭터와 세계관부터 설명해야 했다. 원작을 보신 분들도 극장에 오겠지만, 모르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배후성을 다 넣고, 그에 따른 모든 걸 설명하면 1편을 마무리 지을 수 없다. 파트1에선 정희원(나나 역)과 이현성(신승호 역)의 배후성 두 개만 나온다. 그래도 관객들에게 '배후성이라는 것도 있구나'를 보여줘야 되니까 그 정도만 넣었다. 그렇지 않으면 2시간 안에 안 끝난다"며 상업영화 제작자로서 고충을 토로했다.

"제작자로서 얼마나 만족하나?"라는 질문에 "난 정말 단 한 번도 내 작품에 만족하지 않은 적이 없다. 망한 영화 조차도"라며 "어떤 사람은 자기 작품이 창피하고 부끄럽고 쑥스럽고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다던데, 난 정반대다. 내 작품이 정말 자랑스럽고 소중하고 좋다. 너무너무 자랑스럽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근데 모든 작업이 끝나면 절대 안 본다.(웃음) 그만큼 세뇌시키지 않으면 이 일을 못한다"고 덧붙였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email protected]

[사진] 리얼라이즈픽쳐스 제공


하수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