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극E' 김남길 '극I' 김영광 사이, '트리거'를 참는 사람들 [Oh!쎈 리뷰]

OSEN

2025.07.22 13:5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연휘선 기자] "다 쏴버리고 싶다". 극단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에서나 볼 법한 발칙한 상상이 영상에 실현됐다. 도발적인 소재로 도대체 이 사회의 불안을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해야 하냐고 깊이 있는 공감대를 건드리는 넷플릭스 '트리거'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트리거'(극본 권오승, 연출 권오승·김재훈)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 드라마다. 공교롭게도 지난 20일 송도에서 벌어진 총기 참극이 시기적 시의성을 더한다. 그러나 감독은 피해자와 유독들을 해도함과 동시에 총기류 불법 미화와는 선을 그었다. 

감독은 영화 '미드나이트'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권오승, 그가 직접 극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열혈사제' 시리즈를 통해 '사이다 히어로'로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김남길이 주인공 이도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썸바디'와 '악인전기'로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영광이 문백 역을 맡아 투톱 주연으로 활약한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치안강국이자 총기 청정국으로 이름 높은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 유통이 발생한 상황. '트리거'는 발칙한 이 상황을 배경삼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건을 추적하는 순경 이도, 그와 우연히 엮인 미스터리한 조력자 이도의 브로맨스와 콤비 플레이, 수사 장르물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밀도 '트리거'에서 밀도 높게 펼쳐진다. 

특히 '트리거' 안에서 '총기'는 단순한 무기 이상의 상징을 갖는다. 사회적 불만을 표출할 수 있게 만드는 해방감의 상징이자, 동시에 타인을 해치면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마저 깨부수게 만드는 무소불위 권력의 상징이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했던가. 전 국민의 절반이 국방의 의무로 총기를 다뤄본 한반도에서 총은 먼 나라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트리거'에서는 순식간에 이웃집 이야기로 치환된다.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주먹보다 강력한 총기의 등장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한국 사회에 그 자체로 '트리거'가 된다. 아동학대, 묻지마 폭행, 동물학대, 성폭력, 학교폭력, 음주운전, 층간소음 등 때로는 사소하게 때로는 거대한 사회적 불만을 야기하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 이는 작중 한국 사회를 향한 묘사이지만 동시에 뉴스에서 흔히 나올 법한 현실적인 풍경이기도 하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실제 OECD 국가들 중 자살률 1위라는 비극적인 통계가 문화강국 한국의 참담한 단면을 비추기도 하는 바. '트리거'는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해 스스로를 죽이고, 반대로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다 못해 타인을 죽이는 비극과 참극의 경계에서 총기를 매개 삼아 '공감'을 풀어낸다. 우리는 얼마나 타인의 불안에 귀기울이고, 나아가 개인의 불만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그렇기에 '트리거'는 단지 불법 총기 유통을 소재 삼은 스릴러 장르물이 아니다. 사회적 불안과 우리 사회의 공감대를 이야기하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웹툰에서 볼 법한 파격적인 소재를 유기적으로 풀어낸 결과, 지난 1월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 '트리거'와 동명의 작품임에도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 

나아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내면에, 또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속 시원하게 다 풀어내고 후련하고 싶은 가슴과 사회적 인간으로서 이성을 갖고 참아야 한다는 머리 사이, 당신은 이 싸움에서 '트리거'를 당기지 않을 수 있냐고. 

7월 25일 오후 4시 공개, 19세 이상 시청가.

/ [email protected]

[사진] 넷플릭스 제공.


연휘선([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