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미드필더 단자키 리쿠(25)가 고의로 경고를 받는 등 승부조작 혐의로 법정에 출석했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22일(한국시간) "단자키가 호주 1부리그에서 뛰면서 부정 도박에 관여한 혐의로 멜버른 치안 판사 재판소에 출정했다. 그는 지난 4월과 5월에 열린 A리그 멘 4경기에서 고의로 옐로카드를 받음으로써 10건에 걸친 부정 도박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 및 기소됐다"라고 보도했다.
2000년생 단자키는 일본 출신 미드필더로 지난 2023년 호주 웨스턴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브리즈번 로어로 두 차례 임대되며 호주 축구와 연을 맺었고, 2023년 1월 스코틀랜드 머더웰에 입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내내 4경기 출전에 그치자 반년 만에 웨스턴 유나이티드로 재이적했다.
하지만 단자키는 웨스턴 유나이티드와 계약 만료를 눈앞에 둔 지난달 갑작스레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됐다. 호주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일부러 경고를 받아 온라인 베팅에 영향을 끼쳤으며 사전 정보를 활용해 부정 베팅을 저질렀다. 호주 축구협회에서는 그에게 임시 출장 정지라는 조치를 내렸다.
[사진] 단자키 리쿠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히라야마 유타.
단자키는 직접 불법 베팅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 멜버른 치안 판사 재판소에 따르면 그는 여러 베팅 사이트를 통해 1375호주 달러(약 124만 원), 3250호주 달러(약 294만 원) 등의 이익을 냈다. 자신이 경기 중 경고를 받는다는 항목에 스스로 돈을 걸고 부당 이익을 챙긴 셈.
심지어 단자키의 친구이자 또 한 명의 일본인 선수 히라야마 유타(베이사이드 아르고노츠 FC)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그는 단자키와 미리 짜고친 뒤 단자키가 옐로카드를 받은 경기에 베팅해 17000호주 달러(약 1537만 원)가 넘는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18건 이상의 부정 스포츠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유타. 그는 단자키와 나란히 같은 날 법원에 출정했다.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둘 다 아직 죄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원래라면 경찰에 구금돼야 했지만,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단자키의 변호인은 사건을 검찰로 넘기는 대신 기소유예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판은 현지 시각 8월 13일으로 연기됐다. 호주 축구계는 이미 작년 여름에도 승부조작 스캔들이 한 차례 터진 바 있기에 이번 사건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OSEN DB.
한편 단자키는 현재 무적(無籍) 신분이다. 그는 지난 시즌 웨스턴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29경기를 뛰며 4골 9도움을 기록했다. 팀 내 주전급 활약이었다.
하지만 단자키는 승부조작 혐의로 출장 정지 조치를 받았고, 지난 5월 말 멜버른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그는 출장 정지를 받으며 이후 더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웨스턴 유나이티드는 이달 초 단자키와 계약이 만료됐다며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만약 단자키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호주리그 장기간 출장정지 등 중징계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는 "유죄가 될 시 축구계 복귀는 곤란해질 것이다. 아오모리 야마다고 에이스로서 2회 우승,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뛰었던 스타 선수 단자키의 커리어가 어떻게 되는 걸까"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팬들도 "승부조작 실행자라니 J리그에선 사실상 영구 추방이다.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마이너리그로 가야 할 것"이라며 자국에서도 받아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