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50억원 계약의 3년차 시즌, 하지만 아직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첫 경기에서는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노진혁(36)은 후반기 특급 조커로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노진혁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타수 1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10-8로 승리를 거뒀다.
노진혁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3회 손등에 사구를 맞은 이태경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타순은 8번 지명타자. 지난 4월 25일 KIA전 이후 무려 88일 만에 실전에 나서는 순간이었다. 5회말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6회말 1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노진혁은 KIA의 좌완 유망주 김기훈과 마주했고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상단을 지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타구가 정말 조금만 더 높게 떴으면 홈런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7-6에서 10-6으로 달아나는 타점을 기록했다.
8회말 2사 2루에서는 고의4구까지 얻어내면서 이날 노진혁의 위협적인 활약을 증명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50억원 계약을 맺은 내야수 노진혁. 계약 1~2년차 모두 허리 통증 등의 부상과 부진으로 186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4푼6리(471타수 116안타) 6홈런 64타점 OPS .690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시즌 초반 해결사로 나서는 등 113경기 타율 2할5푼7리(334타수 86안타) 4홈런 51타점 43득점 OPS .741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부상을 피하지는 못했다. 2024년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입지가 완전히 좁아졌다. 73경기 타율 2할1푼9리(137타수 30안타) 2홈런 13타점 2득점 OPS .573의 성적에 그쳤다. 데뷔 초창기 시절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비시즌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타격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허일(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마이너 코치)에게 개인 과외를 받으면서 절치부심 했다. 그러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이 아닌 2군 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이후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고 또 4월 실전 이후 손목 부상에 고전하면서 2군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일단 복귀전에서 방망이 하나 만큼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쩌면 롯데 후반기 타선의 특급 조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는 후반기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간신히 버텼지만 폭발력이 사라졌다. 특히 마땅한 대타 자원이 없는 상황.
본래 롯데가 노진혁을 영입한 이유인 유격수 포지션에서 힘을 보태기는 힘들어졌다. 전민재 이호준 등 젊고 수비도 나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방망이로서 특급 조커로서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여지는 있다. 백업 선수들이 활약했지만 방망이 한정으로 기대를 가질만한 선수가 없는 것도 현실이다. 노진혁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백업 및 대타 자원이었던 이정훈을 KT로 트레이드 시킨 상황에서 노진혁이 특급 조커 자리를 차지할 여지가 생겼다. 노진혁과 함께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김민성은 현재 1군에서 없어서는 안될 감초 역할을 해주는 베테랑이 됐다. 이제는 노진혁이 그 역할을 해줘야 할 때가 왔다. 과연 노진혁도 절치부심한 뒤 1군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