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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미터기, 타운 주차난 가중…결제 어렵고 고장 많아

Los Angeles

2025.07.2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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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등 화면 파손 심각
쓰레기 더미에 방치도
LA한인타운 뉴햄프셔 애비뉴와 5가 코너의 주차 미터기. 노숙자 텐트에 가려지고, 액정은 훼손됐다.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 뉴햄프셔 애비뉴와 5가 코너의 주차 미터기. 노숙자 텐트에 가려지고, 액정은 훼손됐다.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 등의 시민들이 주차 미터기 이용 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제 방식의 혼선은 물론이고 미터기 관리 부실까지 겹치면서 불편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다.
 
장은주(42·풀러턴) 씨는 “LA에서 거리 주차를 하는데 작동도 제대로 안 되는 미터기가 너무 많다”며 “주변으로 노숙자 텐트도 많고, 시간을 보여주는 미터기 화면도 깨진 데가 많아서 결제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22일 본지는 한인타운 내 버몬트 애비뉴와 7가 인근의 거리 주차 미터기들을 살펴봤다. 미터기 화면들은 낙서, 칼자국으로 인한 스크래치, 낙서 등으로 심하게 훼손돼 작동 여부도, 남은 시간 표시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미터기 하단에는 배설물과 파리 떼가 몰려 있어 접근 자체가 꺼려진다.
 
윌셔 불러바드와 하버드 불러바드 인근은 노숙자 텐트촌들로 인해 미터기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미터기 주변은 쓰레기, 악취 등으로 이용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6가와 하버드 대로 인근 미터기들은 신용카드, 애플리케이션, 문자 메시지 결제 등을 모두 지원하지만, QR코드가 화면에 2~3초 간격으로만 표시되거나 스크린이 깨져 있어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3가와 버몬트 인근 미터기 역시 앱 결제가 가능하지만 QR코드 자체가 인식되지 않았다. 일부 미터기는 노숙자가 텐트의 줄을 묶어 두고 있어 접근마저 어려운 상황이었다.
 
미터기가 작동된다 해도 결제 방식도 상당히 번거롭다.
 
본지가 직접 결제를 시도해 봤다. 휴대폰을 통해 ‘Text to Pay’ 문구와 함께 적힌 번호(예: 77447)로 문자를 보내고, 미터기 번호(예: WW1194)를 입력하면 링크가 전송된다. 이후 카드 정보, 이메일, 이름 등을 입력해야 결제가 완료된다. 앱 결제 시에는 차량 번호판도 함께 입력해야 해 번거로움이 더해진다. 시니어 등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기까지 약 5분가량 소요된다. 게다가 문자 메시지를 통한 결제는 주차비 외에 시간당 30센트의 수수료까지 붙는다.
 
결제 혼선은 도시별 앱 시스템의 차이에서도 비롯된다.
 
LA타임스는 도시별로 사용하는 주차 앱이 저마다 달라 운전자들이 거리에서 매번 즉석으로 앱을 다운받고 등록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고 22일 지적했다.
 
미터기 부실 관리를 이용한 일부 업주들의 얌체 행태도 논란이다.
 
6가 선상 미터기 4곳에는 ‘Tow-Away Temporary’, ‘No Parking’ 등의 표지판이 부착돼 있다. 본지 확인 결과 해당 미터기들은 정상 작동 중이었다.
 
인근 빌딩의 경비원 델피이다 살가도는 “주변 업주들이 주차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임의로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LA시에 따르면 미터기를 통한 유료 거리 주차 구역은 현재 약 3만2944곳이다. LA시는 매해 미터기를 통해 400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LA에 사무실이 있는 데이브 노 변호사는 “시 정부에서 전혀 관리를 안 하는 것 같다”며 “고장 난 미터기에 노숙자들까지 있으니까 운전자들도 주차를 하려다가 자리를 피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전했다.
 
한편, 미터기 고장 신고는 (877-215-3958)으로 전화하거나 LADOT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다만, LADOT는 “동전과 카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만 고장으로 간주하며, 이 경우에만 결제가 면제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 가지 방식이라도 작동한다면 결제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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