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미래가 불투명한 '캡틴'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도미닉 솔란케(28), 브레넌 존슨(24)과 함께 '루저(패자)'로 분류됐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레딩을 2-0으로 이긴 경기에서 위너 3명과 루저 3명. 토트넘이 레딩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왔다. 팀 성적은 좋았지만, 개개인 활약은 명과 암이 혼합된 형태였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9일 영국 레딩 셀렉트 카 라이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리그1(3부리그) 소속 레딩을 2-0으로 제압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된 뒤 선임된 프랭크 감독의 비공식 데뷔 무대였다.
상대는 3부리그 레딩이었지만, 토트넘은 생각보다 고전했다. 주축 선수들도 여럿 뛰었으나 컨디션과 조직력 문제로 상대 압박을 잘 풀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전 2005년생 공격수 윌 랭크셔와 2007년생 센터백 루카 부슈코비치의 연속골로 승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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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후반에 출격했다.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45분을 소화했지만,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았으나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레딩과 프리시즌 경기에서 전반전 존슨, 솔란케와 마찬가지로 다리에 녹이 슨 것처럼 보였다. 주장인 그는 리듬을 찾지 못했고, 몇 차례 공을 잃었다"라며 "손흥민은 박스 가장자리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옆으로 빗나갔고, 드리블 도중 한 차례 공을 잃어버려 홈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눈에 띄게 아쉬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후반전 모하메드 쿠두스가 폭발적인 속도로 우측면을 돌파한 뒤 손흥민 대신 제이미 돈리에게 패스했다. 돈리도 손흥민에게 공을 내주는 대신 직접 슈팅했으나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쿠두스와 돈리 둘 다 공간에 있는 그를 찾지 못하자 좌절한 듯 보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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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퍼스 웹도 "모든 토트넘 선수가 영광을 누린 건 아니었다"라며 손흥민의 부진을 지적했다. 매체는 "나이는 주장 손흥민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과거 자신의 그림자처럼 보이는데 이번엔 특히 그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스퍼스 웹은 "손흥은 3차례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의 슈팅 한 방은 골대로 향하지 않았고, 득점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손흥민의 터치는 무거웠고, 그는 약간 부진해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안 그래도 이적설이 뜨거운 손흥민으로선 아쉬운 퍼포먼스였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의 토트넘에서 미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이번 시즌은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그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피날레'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 그가 왼쪽 측면에 딱 붙어서 뛰는 것보다 더 많은 자유를 받게 된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손흥민은 몸 상태도 온전치 않은 것처럼 보였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허리 아래쪽을 자주 만지거나 손으로 툭툭 쳤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브리핑을 들을 때도, 웜다운을 준비하는 중에도 계속 허리를 신경 쓰는 모습이었고, 걸을 때도 불편해 보였다. 구단 스태프 한 명과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기에 앞으로 주의 깊게 살펴봐햐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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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입생 쿠두스는 합격점을 받았다. 쿠두스는 올여름 5500만 파운드(약 1026억 원)의 이적료로 웨스트햄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윙어다. 가나 국가대표 자원인 그는 빠른 드리블과 폭발적인 돌파 능력을 자랑한다.
쿠두스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인 레딩전에서 후반 9분 부슈코비치의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스퍼스 웹은 "쿠두스는 토트넘의 밝은 불꽃이었다. 흥미롭게도 도움은 그의 활약 중 인상적이지 않은 부분 중 하나였다. 토트넘 팬들은 쿠두스가 좋은 드리블러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지난 주말 그의 모습이 돋보였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매체는 "특히 쿠두스가 제드 스펜스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레딩 선수 3명을 제치고 돈리에게 공을 건넨 게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만약 돈리가 손흥민에게 패스했다면, 쿠두스의 돌파는 아마도 골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손흥민의 득점을 볼 수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끝으로 스퍼스 웹은 "쿠두스는 속도와 영리한 드리블, 창의력뿐만 아니라 공을 받기 위해 좋은 위치로 움직였다. 운 나쁘게도 득점하진 못했다. 스펜스가 그에게 패스하는 대신 슈팅했기 때문"이라며 "토트넘은 앞으로 레딩보다 훨씬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날 거다. 하지만 오직 눈앞에 있는 것만 꺾을 수 있고, 쿠두스는 멋지게도 그렇게 해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