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성년자를 동원한 정ㆍ재계 유력 인사 성접대 혐의로 기소된 뒤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돌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갱단의 두목은 오바마”라며 “그는 유죄이고 이것은 반역죄다. 오바마는 쿠데타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고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 부르며 조롱하고 “반역행위를 했다” 등 거친 언사를 써 가며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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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게이트, 오바마 주도 정치공작’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체포되는 장면이 담긴 페이크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80여초짜리 가짜 동영상 속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FBI 요원들에게 무릎이 꿇린 채 수갑이 채워지고 수감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18일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정보를 조작했다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엡스타인 스캔들 연루 의혹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시도라며 “어처구니없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 패트릭 로덴부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개버드 국장이) 공개한 자료 어떤 것도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노력했지만 투표를 조작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널리 받아들여진 결론을 뒤집지 못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가 의혹 규명 차원에서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에 관여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과의 면담을 추진한다는 취재진 물음에는 “그에 대해 모르지만 적절한 조치인 것 같다”고 답했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까지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기슬레인 맥스웰은 성매매 알선 의혹으로 2021년 유죄평결을 받은 뒤 20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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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조기 휴회…‘트럼프 방어막’ 일환
여름 휴회는 보통 8월부터 9월 초까지 한 달여간 이어지는데, 휴회를 서두르는 것은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 공개를 촉구하는 안건을 잇따라 내놓으려 하자 이들 안건의 표결 처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하원은 지난 15일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30일 안에 온라인에 공개토록 강제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절차안 표결을 진행했고, 211대 210 한 표 차로 부결됐다. 이에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국민들이 진실을 알아야 한다”며 추가 표결을 추진했었다.
김형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