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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엇갈린 세대 인식…청년은 "신규채용 감소", 중장년은 "영향 없음"

중앙일보

2025.07.2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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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2025 인천 여성 일자리 한마당'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정년연장을 둘러싸고 세대간 인식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취업하지 않은 청년들은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지만, 재직 중인 중장년들은 정년을 연장해도 채용에 영향이 없다고 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미취업 청년(20~34세) 500명과 중장년 재직자(45~59세) 500명을 대상으로 ‘정년연장 및 근로 가치관에 대한 세대별 인식조사’ 실시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법정 정년연장이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될 경우 청년층 신규채용에 미칠 영향을 묻자, 미취업 청년은 61.2%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영향 없음’은 32.4%, ‘증가할 것’은 6.4%에 불과했다. 반면 중장년 재직자는 ‘영향 없음(50.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은 43%로 과반에 못 미쳤다. 경총은 “미취업 청년은 정년연장을 자신들의 고용 기회와 연관되는 문제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바람직한 계속고용 방안에 대해서도 청년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답변이 36.8%로 많았던 반면, 중장년은 ‘정년연장(46.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미 노동시장 내 머무는 중장년은 현재의 고용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연공형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에선 청년과 중장년 모두 동의했다. 근로자의 직무 능력이나 생산성과 관계없이 오래 근무할수록 높은 임금을 받아가는 구조는 모든 세대에 문제 의식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청년은 10명 중 8명꼴인 82.2%가 ‘개편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중장년도 71.8%가 여기에 동의했다.

조직 내 고령자 비율이 높아질수록 세대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 역시 청년(80.8%)과 중장년(63.2%) 모두 과반이 동의했다. 경총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치관, 업무방식, 신기술, 소통 방식 등에서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은 모두 공감하는 것”이라며 “미취업 청년들은 앞으로 더욱 고령화될 직장 환경에서 세대 갈등이 본인의 경력 발전이나 업무 만족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더 큰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지금처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법정 정년연장 같은 일률적인 방식은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며“청년의 기회를 희생시키는 제도가 되지 않도록 ‘퇴직 후 재고용’과 같이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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