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가 22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의 아들 조원일씨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조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조씨를 서울구치소에 계속 머무르도록 관여했다는 ‘구치소 이감 로비’ 의혹 관련 조사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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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이감 로비' 의혹 조사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조씨가 머무르는 서울남부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조씨의 구치소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 중이다. 조씨는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5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조씨와 이 전 대표가 관련된 ‘구치소 이감 로비’ 의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조씨가 라임 사건 2심 판결에 상고한 뒤에도 그대로 자신이 원하는 서울구치소에 머물렀고, 이 과정에 이 전 대표가 역할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근거로 그가 조씨의 구치소 관련 민원을 인식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비를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관련 녹취록에서 이 전 대표는 “이제 얘(조원일)는 대법원까지 가는 기간 한 4~5개월 동안은 서울구치소에 있고 싶어하는 거야(2023년 9월 11일)”라고 말한다. 조씨는 이 전 대표의 말처럼 2심 선고 뒤에도 몇 달간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렀다고 한다.
이 전 대표의 육성이 담긴 또 다른 녹취록을 보면 그가 조 전 회장 일가 소식을 잘 알고 있는 듯한 정황도 나온다. “지금 삼부토건 원일이 아버지가 회장이거든. 토요일날 연락이 왔더라고 직원 통해 가지고. 원일이가 아버지하고 싸워. 이번에 원일이 지분을 다 팔아버렸어(2023년 9월 11일)” 등이다.
특검팀은 이 같은 녹취록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표와 조 전 회장 일가가 관계가 있고, 또 이 전 대표가 조씨의 구치소 이감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조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가 구치소 관련 민원에 개입한 것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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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맨’ 이종호…김 여사 연결고리?
특검팀은 조씨를 둘러싼 구치소 이감 의혹 외에도 이 전 대표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인 이정필씨에게 “김건희 여사나 VIP에게 얘기해 집행유예가 나오도록 해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21일과 이날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김 여사로 가는 길목에 이 전 대표가 자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등 여러 사건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데다 그가 ‘VIP’를 언급하며 김 여사와 친분을 과시한 정황이 있어서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가지고 전화가 왔더라고.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는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김 여사는 예전에 우연히, 자연스럽게 한두 번 정도 본 게 전부다”며 김 여사와의 인연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이정필씨에게 집행유예를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특검팀은 조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전 대표와 조 전 회장 일가 사이 관계를 규명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