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영국 해외원조 삭감에 아프리카 아동·여성 최대 타격

연합뉴스

2025.07.23 04: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영국 해외원조 삭감에 아프리카 아동·여성 최대 타격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국방비 증액을 위해 해외 원조를 줄이기로 하면서 아프리카 각국의 아동 교육과 여성 보건 프로그램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B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의 자체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5∼2026회계연도에 세계은행(WB)이나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같은 다자기구 지원은 그대로 계속되며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수단 등 분쟁 지역에서 인도주의 역할도 이어진다.
그러나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걸친 양자간 지원 프로젝트 예산은 삭감될 예정이다.
콩고민주공화국(DRC)과 모잠비크,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서 여성 보건, 보건시스템 강화, 긴급 보건대응 분야 지원이 삭감됐다. 에티오피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짐바브웨에서 교육 지원도 줄어들며 민주콩고에서 여아 교육 프로그램이 폐지된다.
보고서는 "보건 지출 삭감으로 질병이 늘어나고 사망까지 초래될 위험이 있다"며 "취약계층과 장애아를 포함한 아동에 대한 악영향도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유럽 자력 안보 요구에 따라 영국은 지난 2월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로 높이겠다면서 이를 위해 해외 지원 예산을 국민총소득(GNI)의 0.5%에서 0.3%로, 액수로는 40% 삭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해외 지원 예산을 GNI의 0.7%로 증액하기로 약속했으며 이 목표는 2013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자유민주당 연정에서 달성됐다. 그러나 2021년 보수당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 압박을 이유로 이를 0.5%로 낮췄다.
영국 구호단체 협의체인 본드(Bond)는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사회, 특히 분쟁을 겪는 지역, 여성과 소녀들이 이런 정치적 선택의 가장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며 "미국이 젠더 프로그램을 부수는 시기에 영국은 여기서 물러날 게 아니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