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27)이 메이저리그 도루 성공률 100% 행진을 이어갔다. 벌써 12개의 도루를 했는데 실패가 하나도 없다.
김혜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 2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3할2푼에서 3할1푼7리(126타수 40안타)로 떨어졌지만 최근 10타수 연속 무안타 침묵에서 벗어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여기에 시즌 12호 도루를 성공하면서 다저스에 부족한 스피드로 존재 가치를 보여줬다.
지난 2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부터 최근 3경기 8타석 8타수 무안타였던 김혜성은 이날도 첫 두 타석에서 아웃을 당했다. 2회 1루 땅볼, 4회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10타수 연속 무안타가 됐지만 6회 2사 2,3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미네소타 우완 불펜 루이스 발랜드의 초구 가운데 낮은 시속 99.3마일(159.8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장식했다. 5-6으로 따라붙는 추격타. 시즌 15타점째였다.
다저스 전담 방송사 ‘스포츠넷LA’ 중계진도 이 순간 환호했다. 해설가 오렐 허샤이저는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땅볼 아웃과 번트 시도 후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구 패스트볼에 배트 중심을 낮춰 배럴 타구를 만들어냈다”며 낮은 공을 과감하게 공략한 김혜성을 칭찬했다.
김혜성이 1루에 나가자 캐스터 조 데이비스는 “김혜성은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완벽한 스피드를 보여주고 있다. 동점 주자가 된 상황에서 미겔 로하스가 타석에 들어섰다”며 주자 김혜성으로 화제를 바꿨다.
김혜성은 발랜드가 2구째 공을 던지자 2루로 스타트를 끊었다. 시속 97.9마일(157.6km) 빠른 공을 받은 미네소타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즈가 지체하지 않고 2루로 송구했다. 2루수 윌리 카스트로가 원바운드된 공을 받자마자 태그를 시도했지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 김혜성이 왼손으로 베이스를 먼저 터치했다. 시즌 12호 도루. 실패 0개로 성공률 100% 기록까지 이어갔다.
허샤이저는 “투수의 딜리버리 시간과 포수의 팝 타임 조합을 뛰어넘는 스피드를 보여줬다. 속도를 유지하며 1~2루 사이를 정말 날아가듯 뛰었다”며 김혜성의 폭발적인 스피드에 놀라워했다. 데이비스는 “김혜성은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도루 13번을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12번 시도해 다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트리플A 기록 포함 25연속 도루 성공으로 실패가 하나도 없다. 스프린트 스피드가 초당 28.7피트(8.7m)로 메이저리그 상위 14%에 해당하는 김혜성은 타고난 주력만큼 투수 타이밍을 빼앗는 스타트와 슬라이딩 기술까지 탁월하다. 도루의 ‘3S’를 갖췄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사진] LA 다저스 김혜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BO리그 시절에도 김혜성은 도루 개수만큼 성공률이 매우 높은 선수였다. 2017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8시즌 통산 도루 211개를 성공하며 실패는 37개로 성공률 85.1%를 찍었다. 통산 10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 107명 중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87.9%·124성공/17실패) 다음 높은 수치로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미국에 와선 100% 성공률을 유지하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주루를 펼치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 중인 선수 78명 중 성공률 100% 선수는 바이런 벅스턴(미네소타 트윈스·17개),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레드삭스·17개), 조지 스프링어(토론토 블루제이스·10개) 그리고 김혜성까지 4명밖에 되지 않는다.
김혜성의 도루 능력은 다저스에 꼭 필요한 무기가 됐다. 다저스는 지난해 59도루를 한 오타니 쇼헤이가 올해 투타겸업을 재개함에 따라 도루가 13개로 줄었다. 앤디 파헤스(8개), 무키 베츠(6개)도 도루 능력이 있지만 김혜성만큼 폭발적인 스피드는 아니다. 오타니에게 1개 차이로 근접한 김혜성이 팀 내 도루 1위에 오르는 것도 이제 시간 문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