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또 한 번 유럽 정상 정복을 위한 새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매체 ‘원풋볼’은 “첼시와 토트넘이 김민재 영입을 두고 본격적인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바이에른 뮌헨은 아직 이적 절차를 개시하진 않았지만, 적절한 조건이 제시될 경우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 제안은 없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김민재의 잠재적 이적은 단순한 소문이 아닌, 본격적인 레이스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처럼 읽힌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 나폴리를 떠나 독일의 전통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바이아웃 금액 5000만 유로를 지불하며 그를 품은 뮌헨은 초반 김민재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실제로 분데스리가 초반 10경기를 연속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혹사와 잔부상이 겹치며 경기력의 기복이 커졌고, 결정적인 순간 실책도 이어졌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인터밀란전과 프랑크푸르트전 등에서 연달아 나온 치명적 실수는 구단 내부 신뢰를 흔들었다.
결정타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행보였다. 뮌헨은 레버쿠젠의 수비 핵 요나탄 타를 영입하며 수비진 개편을 본격화했고, 신임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 하에서 하이라인 전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팀을 재편하고 있다. 넓은 커버 범위와 반복되는 스프린트가 요구되는 시스템은 김민재에게 전술적 부담을 안기는 요소다.
이런 변화 속 EPL 팀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독일 축구 소식에 정통한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첼시와 토트넘 모두 김민재를 주요 타깃으로 고려 중”이라며 “두 팀 모두 수비진 개편을 앞두고 김민재의 프로필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첼시는 기존 주전 수비수들의 부상과 이탈 가능성으로 인해 안정된 수비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망주 중심의 리빌딩을 이어가는 첼시지만, 후방의 마지막 퍼즐로 김민재만한 자원은 드물다.
토트넘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잦은 부상과 퇴장으로 인해 꾸준한 파트너를 찾고 있는 가운데, 김민재는 최고의 조합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키 판 더 벤과 함께라면 스리백도 가능한 다재다능한 옵션이다. 관건은 이적료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약 4000만 유로(약 580억 원)의 가격표를 붙였으며, 이는 나폴리 시절 바이아웃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첼시와 토트넘 모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들로, 협상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선수 본인도 프리미어리그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김민재가 아직 밟지 못한 마지막 빅리그 무대. 세리에 A와 분데스리가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민재가 PL 무대까지 정복하게 된다면, 아시아 선수로서는 전례 없는 커리어를 완성하게 된다.
다만 뮌헨 측은 아직 김민재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콤파니 감독은 프리시즌 훈련이 마무리된 뒤 최종 스쿼드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민재도 자신의 입지를 확인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리시즌에서 김민재는 팀에 복귀해 몸을 만들고 있으며, 뮌헨의 새 전술 아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EPL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고, 북런던 양 팀은 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재의 행선지는 단순한 이적 그 이상이다.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인정받은 그가 EPL로 무대를 옮긴다면, 또 하나의 도전과 증명의 서사가 시작될 것이다. 과연 김민재는 북런던을 거쳐 유럽 축구사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지금, 축구 팬들의 시선은 ‘괴물 수비수’의 발걸음을 따라가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