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전 토트넘 골키퍼이자 팀 레전드 폴 로빈슨이 손흥민의 잔류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지만 구단은 새 선수에 정신이 팔려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로빈슨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려면 스쿼드 뎁스는 필수다. 손흥민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기록이 줄었다고 그 선수가 변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10년간 397경기 164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다만 계약은 이제 단 1년뿐. 재계약이 없다면 2026년 여름 FA로 이적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올여름 이적설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 저하와 나이를 이유로 이적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딩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교체로 출전했지만 무거운 움직임과 불안한 터치, 슈팅 미스 등으로 평단의 혹평을 받았다. 경기 후 허리 부위를 만지며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이 포착돼 부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도 로빈슨은 “손흥민은 단순한 선수가 아니다. 상업적 가치까지 합하면 구단에 엄청난 자산이다. 아시아 시장의 영향력, 구단 이미지, 티켓 파워까지 연결된다. 이런 선수를 보내는 건 단기적으로도 손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토트넘의 시선은 정반대다.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토트넘은 본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했고, 손흥민의 이적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의 호드리구 영입설이 나오며 손흥민이 교체 가능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은 중요한 선수지만 그의 미래는 내가 정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프런트 주도의 전력 개편 속에서 손흥민의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 형국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MLS 구단들의 러브콜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약 900억 원 규모의 이적료와 3년간 1200억 원에 이르는 연봉까지 준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토트넘이 몰아치는 추가적인 영입 선수도 있다.바로 호드리구다. 레알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그는 이적을 통해 커리어를 되살릴 계획. 아스날, 리버풀, 뮌헨도 그를 원하지만, 토트넘은 가장 공격적으로 접근 중이다. 토트넘 회장 다니엘 레비는 레알과의 우호적 관계를 활용해 1450억 원에 달하는 호드리구의 몸값을 최대한 깎으려 한다.
문제는 돈이다. 토트넘은 이미 여름 이적 시장에서 2억 유로에 달하는 지출을 예고한 상태. 호드리구까지 품을 경우, 손흥민과의 결별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된다. 실제로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현재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계약을 유지 중이지만, 실질적 미래는 불투명하다.
사우디와 미국이 손흥민의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다.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 등 중동 구단들이 총 9000만 유로(약 1325억 원)에 달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다. 손흥민도 예전처럼 선을 긋지 않고,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이적 여부는 8월 초에 드러날 전망이다. 토트넘은 7월 31일 아스널(홍콩), 8월 3일 뉴캐슬(서울)과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앞두고 있다. BBC는 “손흥민이 이 두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면 구단의 마지막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전드는 손흥민의 마지막 시즌을 외치지만, 토트넘은 ‘새 얼굴’에 더 마음을 빼앗긴 모양새다. 손흥민은 팀 주장이다. 이제 그의 선택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