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특급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김광현(SSG 랜더스)이 오는 2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데뷔 첫 맞대결을 벌인다. 물론 우천 취소 등 변수가 없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지난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과 이듬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들은 대표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국위선양에 앞장섰지만 단 한 번도 맞대결을 벌인 적이 없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은 “준비 잘하고 있다. 서로 잘했으면 좋겠다. 0-0으로 승부를 못 냈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사실 어릴 적엔 부담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여유가 많이 생겼고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기회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프로 데뷔 후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이 단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는 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그는 “비 안 오길 바라고 있다. 저만 그런가”라고 씩 웃었다. 그야말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될 듯. 김광현은 “재미있을 것 같다. 현진이 형도 분명히 신경 쓸 거다. 아마도 올 시즌 최고 구속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진과 연락을 주고받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따로 연락을 주고 받은 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들은 (연락을) 더 못한다. 괜히 서로 부담 주는 것 같아서 그렇다. 그냥 둘 다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S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김광현은 “오늘 내일 이기고 3연승을 한 상태에서 현진이 형과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김광현의 호투 못지않게 타자들의 화력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광현은 “현진이 형을 공략할 타자는 (최)정이 형 밖에 없다”며 최정의 활약을 기대하며 “정이 형이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올해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거의 없었다. 타격감을 끌어올려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현 또한 노시환, 채은성 등 자신을 상대로 강세를 보인 타자들의 전력 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