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LA 다저스의 중계진이 김혜성에게 흠뻑 빠졌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듯 하다.
김혜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김혜성은 이날 미네소타 선발 크리스 패댁과 마주했고 타석에서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패댁의 현란한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이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지만 2볼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도 체인지업에 연달아 헛스윙 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패댁의 집요한 바깥쪽 승부에 파울팁 삼진을 당했다. 패댁의 체인지업에 대처는 했지만 1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96.3마일 포심에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수비에서 안정적이면서 화려한 수비로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도왔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코디 클레멘스의 100.1마일(161km)의 강습 타구를 백핸드 캐치로 걷어냈다. 바운드가 까다로웠지만 김혜성이 좋은 팬들링으로 타구를 처리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다저스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스포츠넷 LA’의 중계진은 김혜성의 수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데이비스 캐스터, 오렐 허샤이저 해설위원은 너나할 것 없이 김혜성의 호수비를 극찬했다.
허샤이저는 “타일러(글래스나우)가 공을 던지면 강한 타구가 잘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강한 타구를 허용했다고 하더라도 김혜성처럼 든든히 받쳐주는 야수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자산이다”며 “이게 바로 김혜성이 타율 이상의 가치를 갖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타격에서도 기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이어 “내야에서 이런 타구는 튕겨 나가거나 외야로 빠지면서 미네소타에 진루를 허용햇을 수 있다. 안타나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너무 강해서 제대로 처리하기 힘들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는 정말 쉽게 아웃을 만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플레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데이비스 캐스터가 옆에서 거들었다. 데이비스는 “디펜시브 런세이브라는 누적 지표를 보면, 올 시즌 절반 밖에 안 뛰었고 꽤 긴 시간 결장했음에도 2루수 중 3위에 올라 있다”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김혜성의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팬그래프’의 수비 지표로 얼마나 점수를 막아냈는지를 나타내는 ’디펜시브런세이브(DRS)’에서 김혜성은 200이닝 이상 소화한 2루수 가운데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7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에 많이 출장하고 수비 이닝을 많이 소화할수록 누적되는 기록인데, 김혜성은 5월에서야 겨우 메이저리그로 콜업됐고 또 플래툰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음에도 메이저리그 전체 ‘톱3’에 해당하는 수치를 찍었다. 지난해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은 브라이스 튜랑(밀워키 브루워스)은 김혜성보다 4배가 많은 839⅓이닝을 소화하고도 +7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김혜성의 2루 수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허셔야저는 “믿을 수 없다. 그만큼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 부드러운 핸들링, 그리고 강한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도 갖췄다. 몸을 비틀어서 어떤 각도에서든지 송구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보유하고 있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도 마찬가지다”면서 “김혜성은 정말 야구의 아름다운 면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선수”라고 극찬 행진을 이어갔다.
김혜성은 7월 들어서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월간 타율이 1할9푼1리(47타수 9안타) 3타점 1득점 5도루 OPS .421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에서는 슬럼프 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면서 다저스의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서서히 잡아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