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안전 장비 조작하고 안전 지침 설명 방해" 주장
이스라엘 측 "반유대주의 사건" 비판
유대인 청소년들 내리게 한 스페인 항공사 논란
항공사 "안전 장비 조작하고 안전 지침 설명 방해" 주장
이스라엘 측 "반유대주의 사건" 비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스페인 저가 항공사 부엘링이 비행 준비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유대계 프랑스 청소년 수십명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했다가 반유대주의 논쟁에 휘말렸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여름 캠프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가려던 유대인 청소년 47명과 인솔자 4명은 전날 오후 2시30분께 파리행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려야 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한 영상에는 스페인 경찰이 인솔자로 보이는 젊은 여성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장면이 담겼다.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0세에서 15세 사이의 유대인 프랑스 어린이들이 비행기에서 히브리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부엘링 항공사 승무원은 이스라엘이 '테러 국가'라고 주장하며 어린이들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며 "최근 심각한 반유대주의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이 사건은 그중 가장 심각한 사례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비행기에 탔던 유대인 청소년 중 한 명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매체 i24뉴스에 "한 아이가 히브리어로 노래를 불렀고 승무원이 '계속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학생이 즉시 노래를 멈췄지만 몇 분 뒤 경찰들이 비행기에 올라와 일행을 전부 내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찰은 어린이들이 이 상황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모두 휴대전화를 바닥에 내려놓으라고 지시했고 이에 항의하던 여성 인솔자를 물리적으로 제압했다는 게 이 어머니의 주장이다.
부엘링 항공사는 그러나 24일 "청소년 승객 그룹이 기내에서 매우 갈등적인 태도로 비행의 원활한 절차를 방해했다"고 반박했다.
항공사는 "이들은 안전 장비를 부적절하게 조작하고 필수 안전 시범을 적극적으로 방해했으며 승무원들의 지시를 여러 차례 무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무원의 결정이 이들 승객의 종교적 표현과 연관됐다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완전히 존중한다"며 "승객을 내리게 한 결정은 전적으로 모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이 청소년들의 '공격적인 행동'은 비행기 하기 후 터미널에서도 계속됐으며 "일부는 당국에 폭력적인 태도를 보여 그룹의 인솔자 중 한 명이 체포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경찰도 공식성명을 내 "청소년 승객들이 비상 장비를 여러 차례 조작했으며 승무원들의 안전 지침 설명을 방해하고 그들의 요청을 무시했다"며 "조종사는 이 그룹이 비행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내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갑이 채워진 여성 인솔자도 경찰 명령을 따르지 않아 제지당했으나 체포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으로 이 항공편은 2시간 이상 지연된 후에야 이륙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