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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돈의 세계] 한국과 미국의 통화량

중앙일보

2025.07.24 08:04 2025.07.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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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한국에서 광의의 통화지표인 M2(통화량) 증가율은 어느 정도일까? M2는 현금과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을 더한 협의 통화(M1)에 사람들이 현금처럼 쉽게 쓸 수 있는 예금 등을 합한 개념이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환매조건부 채권 등을 포함한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M2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이는 전월(6.1%)보다 소폭 둔화한 수치이지만, 1년 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M2가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시중에 새 돈의 주입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어려운 서민 경제를 보면 유동성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정책인데, 서민들은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갔을지 궁금해한다. 기업과 개인의 해외 투자 및 수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시중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은 아닐까. 늘어난 통화량이 실물 경제에서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고 특정 자산에 묶여 돈이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것일까.

미국은 2023년 연방준비제도(Fed)가 약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펼쳤다. 긴축의 결과 M2는 역대 처음으로 줄어들었고 그해 4월 M2 증가는 -4.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의 M2 증가율은 등락이 있지만 3%대 수준으로 증가해 M2 잔고 상으로 가장 높았던 2022년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우리의 통화량 증가율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금리, 자산 시장, 물가수준, 경제성장 목표 등 여러 요인이 상이한 결과이다. 과거 미국의 지나치게 높은 M2 증가율의 반작용도 크게 한몫했다. 추가경정예산과 향후 있을 추가적인 금리 인하로 우리의 M2 수준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부동산 대출을 조이고 주식시장으로 물꼬를 틀어도 돈은 자산시장보다 실물시장에서 잘 돌아야 한다. 그래야 돈맥경화가 사라진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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