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등에 쓰이는 HMX 수출…미·러 정부와 관련기업들 함구
"인도 업체, 작년 12월 러시아 기업 2곳에 폭발물질 수출"
미사일 등에 쓰이는 HMX 수출…미·러 정부와 관련기업들 함구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는 기업 등을 제재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엄포에도 인도의 한 업체가 작년 말 러시아에 미사일 탄두 등에 쓰이는 폭발 물질을 수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 전했다.
로이터가 자체 입수했다는 인도 세관 자료에 따르면 인도 업체 '아이디얼 디토네이터스 프라이빗 리미티드'가 지난해 12월 고성능 폭발 물질 HMX를 러시아 업체 2곳에 수출했고 해당 선적물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서 하역됐다.
한 선적물은 40만5천200달러(약 5억6천만원)어치로 러시아 업체 HTIS가 구입했고, 100만달러(약 13억8천만원) 상당의 또 다른 선적물은 러시아 폭발물 제조업체 프롬신테즈가 주문한 것이었다.
프롬신테즈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러시아군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한 업체다.
이들 두 러시아 업체의 소재지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남부 사마라주(州)로 돼 있다.
인도 업체 아이디얼 디토네이터스 프라이빗 리미티드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HMX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수행에 매우 중요한 물질로 간주하면서 HMX의 러시아 수출을 돕는 기업 등에 제재를 경고해왔다.
고성능 폭발물로 옥토겐으로도 불리는 HMX는 미사일과 어뢰 탄두, 로켓 모터, 폭발 발사체 등에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업체들에 대한 HMX 판매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러시아 방산업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수행을 뒷받침하느라 밤낮으로 공장을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인도 기업의 이번 러시아 수출과 관련해 코멘트하지 않았다.
다만 기업이 군사 관련 사업을 할 경우 제재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인도 측에 거듭 말해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국방부에도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었고, HMX를 러시아에 수출한 인도 업체나 러시아 수입업체 등도 함구했다고 전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러시아와 오래전부터 맺어온 군사 및 경제 협력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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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